천자문 역해 : 종요의 대서사시
천자문 역해 : 종요의 대서사시
  • 독서신문
  • 승인 2008.11.1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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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을 통한 천자문 풀이
새로운 접근, 한자는 우리 문자다?

▲     ©독서신문
소싯적에 언문 꽤나 읊었다는 사람이나 그러하지 못했던 사람이나 한자를 읊을라치면 누구나 “하늘 천, 따 지, 검을 현, 누를 황”부터 읊어나가기 마련이다. 그만큼이나 천자문(千字文)의 첫 시작이요, 세상의 개벽을 말하는 ‘천지현황(天地玄黃)’은 우리의 입에 찰싹 붙어 천자문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연관되어 있는지를 알게해준다.

한문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 천자문은 양나라 무제(재위 502~549) 때 그 교육의 열풍이 불었다고 한다. 양무제가 천자문을 ‘신이 내린 글’이라고 극찬하여, 이후 천자문은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에서 부동의 학습교재역할을 차지해왔다.

하지만 다산 정약용은 「천자문에 대한 평」(千文評)을 통해 “천자문은 어린아이가 배울 책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어린 아이들이 암기식으로 외워 읊을 수는 있지만 전후문맥과 내포된 사상을 파악하기엔 천자문의 수준이 높다는 뜻이다. 이는 다산이 소개하는 기대승이 5살 때 천자를 다 외웠지만 그 시작인 천지현황의 본뜻을 몰라 3년간 고심했다는 일화를 통해 쉽사리 수긍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수준 높은 천자문이 여전히 ‘한문 입문의 교과서’로써 ‘어린 아이들이 배우는 글’이라는 오해 속에서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음을 문제 삼고, 그간 사서삼경을 비롯, 각종 경전에 대해서는 집주(集註)와 같은 해설서들이 나왔지만 유독 외면 받아온 천자문에 대해 ‘어찌하여 신이 내린 글’인지를 기존의 해석과는 다른 『주역』을 뿌리에 두고 이야기한다.

우선 저자는 천자문 저자가 양나라의 주흥사가 아닌 위나라의 종요라고 주장한다. 또한 천자문이 단순한 사자성어 선집이 아닌, 일천자를 일관된 내용으로 전개한 하나의 커다란 글로서, 내용 전개에 따라 총 13절로 분류된다고 말한다.

나아가 인문학적 측면에서의 천자문 해설을 넘어 최초로 낱글자 파자해를 통해 뜻글자인 한자의 창제과정까지 접근해 한자가 천문과 지리에 의한 상수리(象數理)가 담겨있는 『주역』의 괘를 근거로 만들었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한자라는 글자를 우리 민족을 말하는 동이족이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주역』의 괘를 만든 복희씨가 동이족이고, 최초의 한자라고 일컬어지는 갑골문자 또한 동이족이 세운 은나라의 문자라는 것이다.

국한문혼용에 대한 논쟁은 교육문제 속에서 언제나 야기돼왔다. 하지만 우리의 말과 생활 속에 엄연히 존재하고, 이미 우리 나름대로의 흡수를 거쳤기 때문에 한자는 이미 필수불가결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천자문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던지며, 나아가 한자가 우리 민족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 책은 그동안 뜸했던 한자에 대한 관심을 새로이 환기시켜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위인들부터 일개 촌부까지, 3년 묶은 서당개도 읊었던 천자문을 도외시하는 우리들이 과연 옳은 길을 가는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 이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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