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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왜 우리는 독후감을 써야할까? 독후감을 쓰는 것은 사진을 찍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읽은 내용을 카메라로 담듯이 정리를 하여 나중에 한 번 읽어보면 책을 읽을 당시 생생했던 느낌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낄 것이다. 특히 학생들이게 독후감을 쓰라고 하는 이유는 그 것 뿐만은 아니다. 독후감을 쓰면 생각을 정리하게 해주고 또한 정리한 생각을 언어를 통해서 나타내는 습관을 가지도록 한다.
우리들은 작가가 쓴 글을 읽으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나간다. 책이 영화나 연극과 다른 이유가 바로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상상은 이야기가 전개될 때마다 오르내리면서 내적인 강을 만들어 놓기도 하고, 성을 쌓아나가기도 한다. 바로 이런 느낌을 체계화해서 글로 엮어놓는 것이 독후감이다. 규격화된 것이 아니라도 좋다. 단 몇 줄의 글이라 해도 그 책에 대한 느낌을 적어놓으면 바로 독후감이 되는 것이다.
물론 어린 학생들에게는 독후감을 쓰는데 있어서 체계화된 교육을 시켜야한다. 하지만 그 교육은 아이들의 창의성을 완전히 가로막는 도표를 그리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창의력을 살려주는 것이 독후감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어떤 책을 읽고 학생들이 일반화된 내용이 아닌 것을 독후감으로 썼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런 것을 발견하고 부모나 혹은 교사가 가로막았다면 그 학생은 자신의 생각을 써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일반화된 사람들의 그런 생각들을 적는데 불과할 것 이다.
독후감을 쓰는 것은 작가의 생각과는 관계가 없을 수도 있다. 작가가 해피엔딩으로 이야기를 끝냈다고 해서 글을 읽은 사람이 그것에 반대의견을 가진다고 해서 문제가 될 수는 없다. 독후감을 쓰는 것은 제 2의 창작이다. 쓴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생성해내는 과정인 것이다. 작가의 의도는 독후감을 쓰는 사람들에게 참고사항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그것이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책을 읽은 후 독자는 그 뒤의 이야기를 생각해본다. 물론 그 생각은 창조적인 생각과 작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학교에서 황순원의 「소나기」를 읽었을 것이다.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다음의 과제가 주어진다. 소나기 그 뒤의 이야기를 써 보라는 것이다. 아이들은 소나기를 읽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황순원 식의 소나기가 아니라 자신만의 소나기를 써 내려가는 것이다. 소나기를 읽은 후에도 아이들은 그 뒷얘기를 잘도 그려낸다. 단편이 아니라 중편 아니 장편까지도 생산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학생이다.
그러면 어떻게 그런 힘이 나올까? 그것은 바로 책을 읽으면서 혹은 읽은 후에 자신의 느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이어지고 또 더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한다. 많은 책을 읽은 사람이 글도 잘 쓸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책을 읽는 것으로만 멈추는 것 보다는 독후감으로 정리를 했을 때 더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독후감을 쓰는 것이 학생들에게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성인들도 책을 읽으면서 간단하게라도 독후감을 쓴다면 그 책에 대한 이해를 바로 하게 될 것이고 또 나중에 그것을 읽어봐도 잊어버리던 이야기가 되살아나 새롭게 인식이 될 것 이다. 바로 이것이 독후감을 써야하는 이유가 된다. 자, 오늘부터 책을 읽고 자녀와 함께 독후감을 써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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