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을 써야 하는 이유
독후감을 써야 하는 이유
  • 이병헌
  • 승인 2008.11.0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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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헌     ©독서신문
만추의 계절이다. 전국 어디를 가도 붉고 노란 빛이 산과 들을 수놓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단풍을 만나기 위해 주말마다 집을 나선다. 집을 나서면 바로 도로에서부터 가을이 깊어간다는 것을 느끼고 많은 사람들이 사진기로 풍경을 담기에 바쁘다. 나도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행을 가면 늘 제일 먼저 챙기는 것이 바로 카메라이다. 카메라를 준비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바로 그것은 그냥 보기에 너무 아까워서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서 이고 추억을 담기위해서이다. 순간적으로 만나는 풍경을 나중에 기억해 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바로 사진을 찍는 일이다. 요즘은 거의 모든 가정에서 디지털카메라를 가지고 있으니 집만 나서면서 많은 사람들이 사진기를 챙기곤 한다. 바로 사진을 통해서 자신이 본 아름다운 장면을 놓치지 않고 담아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기로 풍경을 담는 것은 기록이 되고 나중에 그 사진을 보면 여행을 갔던 곳에 대한 느낌이 선명해 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왜 우리는 독후감을 써야할까? 독후감을 쓰는 것은 사진을 찍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읽은 내용을 카메라로 담듯이 정리를 하여 나중에 한 번 읽어보면 책을 읽을 당시 생생했던 느낌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낄 것이다. 특히 학생들이게 독후감을 쓰라고 하는 이유는 그 것 뿐만은 아니다. 독후감을 쓰면 생각을 정리하게 해주고 또한 정리한 생각을 언어를 통해서 나타내는 습관을 가지도록 한다.

우리들은 작가가 쓴 글을 읽으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나간다. 책이 영화나 연극과 다른 이유가 바로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상상은 이야기가 전개될 때마다 오르내리면서 내적인 강을 만들어 놓기도 하고, 성을 쌓아나가기도 한다. 바로 이런 느낌을 체계화해서 글로 엮어놓는 것이 독후감이다. 규격화된 것이 아니라도 좋다. 단 몇 줄의 글이라 해도 그 책에 대한 느낌을 적어놓으면 바로 독후감이 되는 것이다.

물론 어린 학생들에게는 독후감을 쓰는데 있어서 체계화된 교육을 시켜야한다. 하지만 그 교육은 아이들의 창의성을 완전히 가로막는 도표를 그리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창의력을 살려주는 것이 독후감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어떤 책을 읽고 학생들이 일반화된 내용이 아닌 것을 독후감으로 썼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런 것을 발견하고 부모나 혹은 교사가 가로막았다면 그 학생은 자신의 생각을 써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일반화된 사람들의 그런 생각들을 적는데 불과할 것 이다.

독후감을 쓰는 것은 작가의 생각과는 관계가 없을 수도 있다. 작가가 해피엔딩으로 이야기를 끝냈다고 해서 글을 읽은 사람이 그것에 반대의견을 가진다고 해서 문제가 될 수는 없다. 독후감을 쓰는 것은 제 2의 창작이다. 쓴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생성해내는 과정인 것이다. 작가의 의도는 독후감을 쓰는 사람들에게 참고사항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그것이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책을 읽은 후 독자는 그 뒤의 이야기를 생각해본다. 물론 그 생각은 창조적인 생각과 작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학교에서 황순원의 「소나기」를 읽었을 것이다.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다음의 과제가 주어진다. 소나기 그 뒤의 이야기를 써 보라는 것이다. 아이들은 소나기를 읽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황순원 식의 소나기가 아니라 자신만의 소나기를 써 내려가는 것이다. 소나기를 읽은 후에도 아이들은 그 뒷얘기를 잘도 그려낸다. 단편이 아니라 중편 아니 장편까지도 생산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학생이다.

그러면 어떻게 그런 힘이 나올까? 그것은 바로 책을 읽으면서 혹은 읽은 후에 자신의 느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이어지고 또 더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한다. 많은 책을 읽은 사람이 글도 잘 쓸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책을 읽는 것으로만 멈추는 것 보다는 독후감으로 정리를 했을 때 더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독후감을 쓰는 것이 학생들에게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성인들도 책을 읽으면서 간단하게라도 독후감을 쓴다면 그 책에 대한 이해를 바로 하게 될 것이고 또 나중에 그것을 읽어봐도 잊어버리던 이야기가 되살아나 새롭게 인식이 될 것 이다. 바로 이것이 독후감을 써야하는 이유가 된다. 자, 오늘부터 책을 읽고 자녀와 함께 독후감을 써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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