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부족 한국 문학, 세계 진출 힘들어
홍보 부족 한국 문학, 세계 진출 힘들어
  • 독서신문
  • 승인 2008.10.3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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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화제 타고 종횡무진 영화계에 부러운 눈길만
 
▲  한국의 출판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었던 2008 ipa 현장  © 독서신문

 
고은 시인
올해 노벨문학상 고배

 
지난 9일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프랑스 소설가 장 마리 귀스타브 르클레지오(68)를 선택했다. 이번 르클레지오의 수상으로 프랑스는 지난 1985년 소설가 클로드 시몽(1913~2005)에 이어 두 번째의 노벨문학상을 거머쥐었다.

매년 노벨 문학상 선정 시기가 오면 국내외 언론에 오르내리는 이름이 바로 우리나라의 고은 시인이다. 고은 시인의 수상 여부 가능성에 대해서는 벌써 여러해 전부터 야기되어왔다. 서양인들이 매력을 느끼는 승려출신이라는 점과 우리나라 작가들 중 스웨덴에 가장 많은 번역서를 출판한 점 등 여러 장점을 가지고 꾸준히 예비 후보에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어의 운문 번역의 어려움과 여러 가지 이유 등으로 매년 고배를 마시고 있는 상황이다.
 
 
▲ 제57회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한장면

부러운 이웃집 영화계
칸, 베니스 영화제 단골 등극

 
문학계의 사정은 속 쓰리지만 영화계는 강남 갔던 제비가 박씨를 물고 오듯 매년 좋은 소식을 물고 들어온다.

2005년 임권택 감독은 영화 <취화선>으로 제55회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고, 같은 해 이창동 감독은 영화 <오아시스>로 제59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이 영화에 주연을 맡은 문소리는 젊은 연기자 상을 받았다.

또한 김기덕 감독은 영화 <사마리아>와 <빈 집>으로 제54회 베를린 영화제, 제61회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을,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로 제57회 칸 영화제에서심사위원상을 배우 전도연은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잇다른 큰 상의 수상은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였고, 높아진 한국영화의 위상은 컨텐츠 판매, 배우들의 헐리우드 진출 등 다양한 효과를 낳았다.
 
 
부산 영화제의 힘
한국영화 세계에 알리다

 
영화가 전 세계에 어필하며 승승장구하는데 유독 문학이 주춤한 이유는 무엇일까? 문학과 영화 모두 첫 출발은 동일선상이었다. 어차피 세계 속에서의 우리의 입지란 불모지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문학과 영화가 세계에 인정받는다는 것은 ‘바위에 계란치기’와 같았다.

오히려 문학보다 영화가 상황이 나빴다. 문학이야 언어의 장점을 살려 그 묘미를 전달할 수 있었기에 국내 문학이 해외 문학과 마찬가지의 힘을 발휘했지만, 영화는 헐리우드의 대규모 자본력에 밀려 맥을 빛을 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한국 영화가 세계 속에 어필하게 된 계기가 있다. 바로 부산국제영화제다. 올해로 제13회를 맞이한 부산영화제는 첫 시작은 미비했지만 꾸준한 발전을 거듭한 이래 이제 아시아 제1의 영화제로, 그리고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는 영화제가 됐다.

매년 10월이 되면 영화계의 눈이 부산으로 몰리고 세계 유수의 감독들과 배우들, 그리고 영화 관계자들이 부산을 찾고 한국 영화를 접한다. 한국 영화가 성장하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  자칫 도서할인행사로 전락하기 쉬운 도서전   © 권구현 기자

규모 작은 문학제 및 도서전
그나마도 책 팔기 급급

 
물론 영화제와 마찬가지로 문학계엔 문학제 및 도서전이 존재한다. 하지만 문학제는 매년 열리고 있는 토지 문학제나 효석 문화제, 만해축제 등이 가장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는데, 세계적인 문화행사로 말하기엔 그 규모가 매우 아쉽다. 또한 접근성도 어려워 국내인들에게 어필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도서전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1995년부터 서울 도서전을 국제 도서전으로 전환해 매년 봄 대한출판문화협회 주관 아래 coex에서 국제도서전을 열고 있으며, 홍대거리에서 열리는 와우 북 페스티벌이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또한 파주출판도시에서도 매년 크고 작은 도서축제를 열어왔다. 이러한 출판계의 노력은 올해 ipa를 우리나라에 유치하면서 그 결실을 맺었다.

하지만 국제 도서전을 비롯한 크고 작은 도서전들이 실상은 크게 도서문화의 향상에 일조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도서전을 차지하고 있는 출판사들은 부스를 차리고 할인 행사를 펼치며 책을 판매하기에 급급하며, 부대행사 또한 도서홍보의 목적이 다분하다.

부산 영화제가 영화 홍보 보다는 ‘영화’라는 자체를 즐기기 위한 행사로 발전해나가는 것에 비하면 부끄러울 따름이다. 또한 영화제에서는 각 국의 유명 인사를 초대하는 것에 반해 도서전에서는 세계적인 작가가 한국을 찾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다.

세계적인 문학ㆍ도서 축제가 열리고 유명 작가가 한국을 찾아와서 그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잔치를 벌인다면 대중들은 책에 대한 흥미를 가질 것이며, 이는 독서 문화 부흥에 이바지하고, 우리 문학이 가진 힘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2008 파주 북쇼 '손에 책'의 홍보 대사를 맡은 가수 알렉스(왼쪽 2번째)와 호란(오른쪽 2번째)   © 독서신문

2008 파주 북 쇼
지방특화 국제도서축제로 발전시켜야

 
10월 18일 파주출판단지에서는 새로운 도서 축제가 '2008 북 쇼, 손에 책‘이 그 막을 열었다. kbs와 경기도가 주최하고 한국출판인회의 등이 주관하고 있는 이번 행사는 기존의 도서전과는 달리 보다 특화된 문화 행사들을 선보이면서 관계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기존의 도서전과 마찬가지로 도서판매행사와 책 나누기 캠페인 등 비슷한 컨텐츠를 선보이기도 하지만 이번 축제는 출판계가 주도 했던 기존 도서전과는 달리 kbs가 함께 공동주최로 참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영방송으로써 kbs는 국민의 교양을 증진시키기 위해 컨텐츠와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kbs는 이러한 교양 프로그램 중 도서관련 프로그램을 이번 축제에 맞게 변환, 적용하면서 2008 북 쇼는 기존의 도서축제에 날개를 달았다.

kbs로 인해 2008 북 쇼는 축제 출연진과 컨텐츠는 중량감을 더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벌어지는 축제가 자연스럽게 방송과 연계,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많은 사람에게 선 보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게 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관계자들은 이번 행사를 정부의 지원 속에 해마다 발전시켜 부산 영화제에 버금가는 국제적인 도서축제로 발전시켜야한다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각종 출판사들이 모여 만든 곳이 파주출판단지인만큼 ‘파주’라는 지역이 가지고 있는  도서축제에 대한 상징성은 충분하며,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워 외국인들이 접근하기 쉽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넓은 부지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 승효상 씨가 총괄 디자인을 맡아 기획된 도시인만큼 독특한 인테리어의 건물들이 즐비해있어 그 미관이 매우 빼어나다. 현재 이탈리아에서 열리고 있는 ‘제11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에 한국관에 전시 되면서 호평을 받고 있는 만큼 세계인의 이목을 끌기엔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대동여지도의 대형 원본과 춘향전 관련 고출판자료, 『님의 침묵』,『혈의 누』, 『서유견문』 등의 희귀 초판본을 전시하는 등 세계에 한국 문확과 출판을 알릴 준비도 돼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우리나라의 독서실태를 감안, ‘공공 도서관 증대’ 등 각종 현안들을 내놓고 있지만 타 문화 진흥책에 비하면 아쉬운 실정이다. 정부는 국민들이 책을 손에서 내려놓게 된 것은 책을 접하기가 어려워서가 아닌 책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이번 2008 북 쇼가 내새운 ‘손에 책’이라는 문구는 이러한 현실을 잘 파악해 책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축제가 되고 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국가 차원 지원 속에 프랑크푸르트와 같은 도서전이, 그리고 영화계의 부산국제영화제와 같은 도서전이 펼쳐진다면 세계인의 관심이 그리고 자연스레 손에 책을 드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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