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으로 본 한국역사
뜻으로 본 한국역사
  • 황인술
  • 승인 2008.08.2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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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석헌     © 독서신문
함석헌 咸錫憲, 1901.~1989


사상가, 민권운동가, 문필가. 명동사건, ywca 위장결혼식 사건에 연루되어 재판에 회부되는 등 많은 탄압을 받았다. ‘폭력에 대한 거부’, ‘권위에 대한 저항’ 등 평생 일관된 사상과 신념을 바탕으로 항일·반독재에 앞장섰다.

평안북도 용천(龍川) 출생. 1923년 오산(五山)고등보통학교를 거쳐 1928년 일본 도쿄(東京_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하여 모교에서 교사생활을 했다. 1940년 평양 근교의 송산농사학원(松山農士學院)을 인수, 원장에 취임하였으나, 곧 계우회사건으로 1년간의 옥고를 치른 후 8·15광복 때까지 은둔생활을 하였다.

광복이 되자, 평북 자치위원회 문교부장이 되었으나 같은 해 11월에 발생한 신의주학생의거의 배후인물로 지목되어 북한 당국에 의해 투옥되었다. 1947년 단신으로 월남, 퀘이커교도로서 각 학교·단체에서 성경강론을 하였다. 1956년 『사상계(思想界』를 통하여 주로 사회비평적인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한국기독교에 할 말이 있다〉라는 글로 신부 윤형중과 지상논쟁을 하였다.

1958년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라는 글로 자유당 독재정권을 통렬히 비판하여 투옥되었고, 1960년 이후 퀘이커교 한국대표로서 종교활동도 하였다. 1961년 5·16군사정변 직후부터 집권군부세력에 정면으로 도전하여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였다. 1962∼1963년 미국 국무부 초청으로 각지를 시찰하고 돌아온 후, 언론수호대책위원회·3선개헌반대투쟁위원회·민주수호국민협의회 등에서 활동하였다.

1970년 『씨알의 소리』를 발간하여 민중계몽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1976년의 명동사건, 1979년의 ywca 위장결혼식 사건에 연루되어 재판에 회부되는 등 많은 탄압을 받았다. 1980년 『씨알의 소리』가 강제 폐간되어 문필생활을 중단하였으며, 1984년에는 민주통일국민회의 고문을 지냈다. ‘폭력에 대한 거부’‘권위에 대한 저항’ 등 평생 일관된 사상과 신념을 바탕으로 항일·반독재에 앞장섰다. 저서에 『뜻으로 본 한국역사』 『수평선 너머』 등이 있다.



 

『뜻으로 본 한국역사』

▲     © 독서신문
함석헌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는 “사람의 살림은 뿌리가 있어야 한다. 그것은 나무에 비해서 하는 말이다. 삶은 나무이다. 나무는 난 것이다. 땅에서 난 것이다. 속에 묻혔던 것이 나온 것이다. 그러므로 나무 곧 나무이다. 나무인데 그것이 볼 수 있게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나무이다. 나무만 아니라 생명 전체가 나무이다, 나무가 땅에서 난 것이면 생명은 우주에서 난 것이다. 나무가 생물의 전부는 아니지만 지구위에서 가장먼저 일어난 생명의 첫 단계가 나무니 만큼 나무는 생물의 밑되는 바탈을 드러내고 있다.

나무와 대립되는 또 하나의 생물의 바탈은 짐승이다. 짐승은 또 혹은 ‘김승’, 기는 것이다. 나무가 서 있는 대신 짐승은 기어 다닌다. 생명은 나오는 것이요, 기는 것이다. 그러나 나오는 것도 나중에 날자는 것이요, 기는 것도 나중에는 날자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무의 잎과 씨에는 날개가 돋았고 동물의 벌레와 새도 날개가 돋았다. 생물적인 생명이 그런 것같이 우주적인 전체 생명도 그렇다. 생명 전체에서 보면 이 생물적인 생명은 나무이요, 거기 대하여 정신적인 생명이란 것은 짐승의 정도다. 그러나 그 둘이 다 근본은 한 가지 바탈 날자는 것이”이라며 시작하고 있다. 또한 역사의 정의에서는 “역사는 곰삭은 젓갈의 맛과 같은 것이며, 기억은 역사적 값어치가 있는 일을 뜻이 있게 붙잡는 행위로 깊고 넓은 사관에서 쓰는 것이 좋은 역사책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종교관에서는 “내가 감히 종교적인 것을 말하는 것은 모든 종교를 다 믿어보아서가 아니요, 연구해 보아서도 아니다. 누구도 사람 사랑이 어떤 것인가 알기 위하여 천하의 사람을 다 만나볼 필요는 없고, 모든 사람의 경험을 다 들을 필요도 없고, 어느 한 사람을 실제로 사랑해 보면 그만이듯이, 내가 종교적인 것을 말하는 것도 다만 내 믿는 것이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내가 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것을 말하면 그것이 사랑의 원리인 줄 믿듯이, 나는 내 믿는 바를 말하면 그것이 보편적 종교적인 것인 줄 믿는다.”고 하고 있다.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과거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과거는 현재를 붙잡아 좌표, 위상,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현재는 미래를 규정지어 미래를 정확히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다는 것은 주인이기를 포기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역사는 하나이기 때문에 산 한국역사는 산 세계관, 인생관을 가진 사람에 의해서만 씌어 질 수 있고, 그런 사람의 가슴으로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역사는 무의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되풀이하고 자라나듯 발생기→ 성장기→ 단련기→ 완성기의 순서로 정리하면서 특히 동아시아의 역사는 복종. 통일, 되풀이, 지킴의 역사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며 역사의 중요성을 설명해 나가고 있다.

또한 한국 사람에서는 우리민족을 착하고, 날쌔었기 때문에 『신이경』에서는 東邦氣仁이라, ‘君子國’이라, ‘禮儀之邦’이라했다. 물론 결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민족은 주변 민족의 역사보다도 우리 민족의 역사가 우월하기 때문에 그 우월성에 도전을 받아 우리 역사는 ‘고난의 역사’가 되었다고 쓰고 있다. 만주벌판을 누빈 대륙의 자손으로 삼국시대를 열어 찬란한 역사를 피워냈지만 역사의 수레바퀴는 興亡盛衰의 반복 이듯, 한반도의 좁은 땅에서 우리 민족은 계급모순과 이데올로기에 의한 분단모순을 치열하게 겪어야만 했다. 열강들의 각축장이 된 한반도는‘세계 역사의 실험장’이 되어갔다.

일본제국주의 발아래 국권이 유실되었지만 명분 싸움에 열중했던 유교, 나와 내 가족만 잘 살면 된다고 굳게 믿는 천박한 자본에 매몰 된 민속 종교와 인간성을 상실하고 인간성을 파괴해나간 이기심의 극치인 자본주의, 계급모순을 부수겠다는 이념을 위해 개인의 자율성을 박탈한 공산주의까지 세상의 모든 모순덩어리들은 한반도로 몰려들어와 착하고 날쌔던 민족을 자르고 부수고 파괴하는 무서운 투쟁의 난장판을 만들었다.

그러나 함석헌은 여기에서 한 가닥 희망을 열어 보인다. 간디는‘고통과 고난을 통한 평화’를 말했다. 갈등과 대립을 넘어서고 억압과 규율로 강제하는 훈육의 권력에 대항하여 일어서려 한 우리 민족은 이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민족이요 맑은 영혼을 가진 순수한 인간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는 민족임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우리 민족은 착하고 날쌔다. 모든 건국신화를 들여다보면 투쟁으로 핏빛으로 죽임의 기록으로 시작하고 있다. 단군신화는 은근과 끈기로 生하고 있다. 우리 신화는 殺氣가 없을 뿐더러 억압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사랑과 용서만 존재하는‘착함’으로 시작하고 있다. 인위적으로 자연을 비틀고 부수고 파괴한 것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우주의 울림을 가슴에 올곧게 담아낼 줄 아는 민족으로 존재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단군의 자손으로, 우주의 중심음인 律呂를 들을 수 있는 가슴을 간직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새로운 세상에 새 주인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자격이 있음을 말한다.

함석헌은 수 십 년 전에 이미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에 있던 인간이, 늑대와 이리떼 같은 인간이 드디어 목표를 바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1세기 역사는 시간, 공간 지식으로 정각사회를 열어 자연과 유기체가 되어 도덕과 윤리가 살아있는 사회로 바뀌어 가고 있음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21세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역사는 반복된다. 기억을 잃고 산다면 다시 민족의 정신은 바로 설 수 없을 것이다. 첨예하게 대립된 욕망을, 온전한 것에로 회귀하려고 하는 결핍된 마음을 부수고 딛고 일어서 더 큰 우주로 나가야 함을 함석헌은 전해주고 있다. 이제 21세기 역사는 열려있는 수평구조의 사회, 다양성과 다원성이 존재하는 web 2.0의 다중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사회로 진화해 가고 있다. 비참했던 역사를 되돌아보고 지나간 고난을 발판삼아 이루어낸 가치를 존재가치로 전환하여 올곧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부국으로 인정받는 나라가 되었다. 가치 있는 정신문화도 가지고 있다. 함석헌의‘깨어있는 백성만이 산다’는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스스로 긍지를 가지고 자존심을 지
▲ 황인술 교수     ©독서신문
키려 할 때만이 깨어있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삶, 자기 자신의 일을 최고로 완수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자존심이 있을 때만이 우리 것을 지키고 갈고 다듬고 발전시켜 세계로 나갈 수 있음을 깨우쳐준 함석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논제

함석헌은 약육강식을 근본으로 삼던 인류 문명이 그 목표를 바꾸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미래 역사는 도덕과 윤리를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는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가올 미래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쓰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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