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중국문학 교실』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중국문학 교실』
  • 안재동
  • 승인 2008.08.2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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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학백과사전’이라 불러도 좋을 송철규 교수의 중국문학 전문서

▲ 송철규 교수     © 독서신문
한중대학교 송철규 교수(한중교류학부)가 전 3권 총 1,630여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중국문학 관련 저서를 냈다. 『송선생의 중국문학 교실』(소나무 刊)이 바로 그 책. 아마도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한다면 중국의 5천여 년 역사 속에 숨은 문학을 탐구하는 데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송’은 대부분 조상의 공덕을 찬양하고, 자손들에게 복을 내리도록 기원한다. 또한 신하가 임금을 찬송하는 내용을 과장된 언어로 표현한다. 물론 ‘상송(商頌)’에 「검은 새(玄鳥)」 같은 사시(史詩)도 있기는 하다. 이렇게 보면 ‘송’의 문학적 의미는 ‘풍’이나 ‘아’에 비해 확실히 떨어진다.

― 첫째 권 제1부 중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한 詩> 일부

 

송 교수는 서문에서, “중국문학은 한 마디로 중국인이 중국어와 한자를 이용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여 예술로 승화시킨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오랜 중국 역사를 감안했을 때, 중국의 ‘말’과 ‘글’이 만들어진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중국문학을 일별하는 과정도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털어놓으면서, “다만 핵심은 시대와 지역은 달라도 세상을 살다간 인간으로 겪었던 여러 감정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 『송선생의 중국문학교실』 표지     ©독서신문
중국문학 세계를 아주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는 이 책은 모두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권은 신화시대부터 당나라까지를 다룬다. 그 주제로는 ‘신화와 문자의 탄생’(1장), ‘세계에 대한 해석과 제왕들의 이야기’(2장), ‘예시인의 노래’(3장), ‘고대 역사를 쓰고 해석하다’(4장), ‘유가를 이룬 성인들의 언행록’(5장), ‘다양한 학파, 다양한 목소리’(6장), ‘위대한 영혼의 슬픈 노래’(7장) 등이다. 내용으로는 <신화와 문자의 탄생 이야기들>, <『역易』·『서書』 등 세계에 대한 해석과 제왕들의 이야기>, <예시인의 노래 『시詩』>, <고대 역사의 기술과 해석(『춘추좌전春秋左傳』, 『전국책戰國策』 등)>, <유가를 이룬 성인들의 언행록(『논어論語』, 『맹자孟子』, 『순자荀子』 등)>, <다양한 학파, 다양한 목소리(도가道家, 묵가墨家, 법가法家 등)>, <위대한 영혼의 슬픈 노래(굴원屈原, 송옥宋玉 등)>, <한나라 초기의 작가들(매승, 사마상여, 동방삭, 양웅, 장형, 왕충 등), <온 몸으로 쓴 역사 이야기(『사기』)>, <한나라의 다양한 목소리(악부시 등)>, <세월의 풍파를 헤쳐 나간 사람들(조조와 두 아들, 건안 문학, 채문희, 제갈량 등)>, <남조 문학의 뒤안길(죽림 칠현, 태강 문학 등)>, <자연과 벗한 삶(도연명)>, <화려해진 시와 글(사령운, 포조, 사조 등)>, <북조의 문단과 남북조의 민가(『수경주』,『낙양가람기』, 『안씨가훈』, 『목란사』 등>, <다양한 형태의 정리 작업(『수신기』, 『세설신어』, 『문심조룡』, 『시품』 등)>, <초당의 작가들(심전기, 송지문, 왕적, 초당사걸, 진자앙, 위징 등)>, <성당의 작가들(맹호연, 왕유, 상건, 조영, 변새시, 고적, 잠삼, 왕창령, 최호 등)>, <영원한 자유인 이백>, <시대의 산 증인 두보>, <중당의 작가들(유장경, 위응물, 전기, 노륜, 이익, 백거이, 원진, 장적, 왕건, 이신 등)>, <‘옛글’을 앞세운 사나이(한유, 맹교, 가도 등)>, <좌절 속에 꽃 핀 글(유종원)>, <복사꽃과 비단 자루(유우석, 이하 등)>, <만당의 작가들(두목杜牧, 이상은李商隱 등)>, <새로운 노래, 새로운 이야기(「유의전柳毅傳」, 「이와전李娃傳」, 「앵앵전鶯鶯傳」, 「곤륜노昆侖奴」, 「남가태수전南柯太守傳」)> 등이다.

 

둘째 권에서는 송나라 이후 원나라와 명나라를 거쳐 청나라代 아편전쟁에 이르기까지의 광범한 중국문학의 흐름을 정리하고 있는데, ‘송나라 초기의 작가들’(1장), ‘문단의 개혁자들’(2장), ‘삼부자의 힘’(3장), ‘소식의 문하생들’(4장),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5장), ‘북벌의 꿈’(6장), ‘칼과 붓’(7장), ‘새로운 노래의 여운’(8장) 등의 주제를 담고 있다.

내용으로는 <왕우칭, 유영, 장선, 안수, 안기도 등 송나라 초기의 작가들>, <범중엄, 구양수, 왕안석, 증공, 매요신, 소순흠 등으로 대표되는 송나라 문단의 개척자들>, <소순·소식·소철 삼부자의 힘>, <황정견, 진사도, 진관, 장뢰, 하주, 주방언 등 소식의 문하생들>, <‘자신의 작품을 불태운 사나이’ 등 전란의 소용돌이 속 이야기>, <‘한탁주의 북벌론’ 등 북벌의 꿈>, <‘부조리 문학의 선수자’ 등 칼과 붓 이야기>, <‘망국의 한을 노래한 궁중 악사’ 등 새로운 노래의 여운>, <시화, 소설 등 금·원나라의 문학의 다양한 움직임>, <원나라 문단의 충격과 변화>, <극단의 마당지기 『녹귀부』>, <잡극의 세계>, <산곡과 남희의 세계>, <명나라 초기의 문단과 소설의 발전>, <대중에 의한 대중의 이야기(『수호전』,『금병매』)>, <손오공과 함께 한 미지의 세계(『서유기』)>, <명나라 희곡의 세계>, <세상을 일깨우는 이야기>, <복고와 이단>, <청나라 아문학의 세계>, <병든 사회를 향한 이야기꾼의 외침(『요재지이』)>, <궁전과 부채(『장생전』, 『도화선』)>, <봉건사회 말기의 허상 (『유림외사』, 『경화연』)>, <붉은 누각과 헛된 꿈은 사라지고(『홍루몽』)> 등이다.

 

셋째 권에서는 근대의 도전에 직면하기 시작한 이래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중국문학 세계를 집중적으로 진술하는데, ‘근대의 여명’(1장), ‘변화의 선구자들’(2장), ‘변혁기의 인간 군상’(3장), ‘경극의 탄생과 발전’(4장), ‘깨어나 외치다’(5장), ‘중국의 민족혼’(6장), ‘칼보다 무서운 붓’(7장), ‘굴원을 부활시키다’(8장) 등이 그 주제이다.

내용으로는 <근대의 여명(공자진, 황준헌, 담사동, 추근 등)>, <변화의 선구자들(량치차오, 왕궈웨이, 옌푸, 린수 등)>, <변혁기의 인간 군상(문강, 석옥곤, 유악, 이보가, 쩡포 등)>, <경극의 탄생과 발전(왕샤오농, 청자오차이, 成兆才, 리수통 등)>, <‘신청년’과 신문화운동(후스, 천두슈천, 리다자오, 첸쉬안통, 류반농 등)>, <중국의 민족혼(루쉰)>, <굴원의 부활(궈모뤄)>, <‘삼각관계’만 전문적으로 다룬 장즈핑>, <문학연구회(예성타오, 쉬띠산, 왕통자오, 정전둬 등)>, <장편 대작 『깊은 밤』(마오둔)>, <미문과 산문(저우쭤런, 주쯔칭 등)>, <불같은 외침(원이둬, 주샹 등)>, <단명한 문인(쉬즈모, 다이왕수 등)>, <어린이를 품에 안은 어머니(빙신)>, <베이징을 사랑한 라오서>, <검은 집을 탈출한 무정부주의자(바진巴金)>, <현대 중국의 세익스피어라 일컬어지는 차오위>, <현대 연극의 발전(홍선, 어우양위첸, 텐한, 샤엔, 천바이천, 허징즈, 리지 등)>, <들불로 타오른 시인(장커쟈, 아이칭, 텐젠 등)>, <시대의 격랑을 헤쳐 나간 문인(러우스, 인푸, 장톈이, 사팅, 아이우, 샤오쥔과 샤오홍 등)>, <시골과 도시의 변주곡(선충원, 쳰종수 등)>, <사랑의 이름(장아이링, 장헌수이, 친서우어우 등)>, <혁명을 이끈 작가들(딩링, 저우리포, 시롱, 마펑, 콩쥐에와 위안징 등)>, <신 중국을 선도한 문인들(쑨리, 자오수리)> 등 작가들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루신의 잡문은 조롱하면서도 꾸짖는 독특한 특징을 띤다 대문호의 위대성은 종종 전례 없는 문체와 풍격을 창조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런 면에서 잡문이란 문체야말로 루쉰 덕에 크게 발전했다. 비수와 투창처럼 날카로운 단문을 ‘루쉰체 잡문’이라고 불러도 지나치치 않을 것이다.

― 셋째 권 제1부 중 <후기 잡문 일별: ‘가져오기주의’와 기타> 일부

 

이 책은 내용의 다양성과 구성의 짜임새, 그리고 사실의 기술성(記述性)과 해설의 전문성 등으로 미루어 가히 중국문학 백과사전 내지 교과서라 칭해도 좋을 듯하다.

 

‘새 천년을 여는 삼천년의 지혜’가 모토인 이 책의 저자 송 교수는 “이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21세기 중국의 모습에 열광하는 후배들이 생겨났다. 이들에게 지난 오천년의 중국문학의 흐름을 작가와 작품의 숨결을 담아 소개”키로 했다며, 집필 동기를 밝히면서, “사방에서 중국을 소리 높여 외치지만, 중국의 문학과 예술을 일별할 수 있는 책은 너무나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러기에 이 책이 “오천년의 역사를 치열하게 살아낸 중국인을 이해하고, 그들의 문학을 이해하는 데 작은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겸허하게 피력했다.

 

▲ 안재동 시인/평론가     ©독서신문
앞에서 살펴본 대로, 이 책은 중국문학 세계에서는 빠뜨릴 수 없는 작품들을 자세히 담아놓고 있다. 중국의 문학과 역사를 편안하게 일별할 수 있는 입문서로, 특히 중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참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이 그들의 말과 글로 자신들의 정신세계를 담아낸 문학이야말로 중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송철규 교수는 박사마을로 유명한 강원도 춘천시 서명에서 태어났다. 네 살 때부터 스피드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해 중학교를 특기자로 진학한 특별한 기록도 있다. 한국외국어대학 중국어과를 거쳐 현재 한중대학교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논문으로 <장적과 그 시 연구>(석사학위), <이어와 십종곡 연구>(박사학위) 외 다수, 저서로 『경극』, 『논어』,『사기』 외 다수, 역서로 『제갈공명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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