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발언의 가벼움
참을 수 없는 발언의 가벼움
  • 방재홍
  • 승인 2008.07.11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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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재홍 발행인/편집인     ©독서신문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수 감소가 촛불 집회 때문이라는 발언 때문입니다. 유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6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 6월에 견줘 0.45% 줄었다”며 “두 달 동안 서울 도심에서 진행된 촛불집회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유 장관은 이어 “지난 6월 부산에서 열린 한·중·일 장관회의에 참석한 중국과 일본의 관리들이 한국에 가도 괜찮으냐고 묻더라”며 촛불집회로 인한 관광객 감소를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문체부가 같은 날 발표한 ‘2008 상반기 관광 출입국 및 수지 분석과 전망’에 따르면 6월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대비 0.45% 줄어든 52만명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체부에서는 관광객 감소의 주원인이 촛불때문이 아닌 고유가로 인한 항공료 인상과 음식·숙박 등 한국내 여행비용 상승을 꼽았습니다. 문체부 관계자도 가장 중요한 원인을 “항공료 상승”이라고 꼽았고 촛불집회에 대해선 “통계에 잡히지 않는 미미한 영향”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문체부의 분석과 장관의 주장이 너무나 상반되는 이 같은 결과를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한 부처의 수장으로써 소신 있는 행정을 펼쳐가는 것을 뭐라 탓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소신 있는 행정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근간으로 하고 있어야 합니다.

유 장관은 장관이 된 후 문화계 화합을 외치면서도 임기가 보장된 기관장 사퇴를 종용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해서 논란을 불러 왔었으며, 부적절한 인물을 기관장에 내정했다가 문화계의 거센 반발로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한번 내뱉은 발언은 취소가 되지 않습니다. 그것도 한 부처를 책임진 장관의 발언이라면 말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발언으로 인해 피해와 충격을 받는 경우가 왕왕 있으며 이러하기 때문에 발언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합니다. 그것이 공인의 자세입니다. 만약 유 장관이 공인이 아닌 개인의 입장에서 자신의 소신을 밝힌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인의 생각과 사고가 획일적으로 같을 수 없기에 ‘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라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같은 발언을 한 곳은 개인의 입장을 밝힌 자리라기보다는 기자간담회란 공적인 자리였고 그런 자리에서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부서의 분석과는 전혀 상반된 발언을 한 것은 공인의 자세가 아닙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자신의 발언이 사회적으로 미칠 파장을 십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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