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외출’의 저자 김형경을 만나다
소설 ‘외출’의 저자 김형경을 만나다
  • 방두철 기자
  • 승인 2005.11.10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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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와 소설은 분명히 다른 장르지요. 영화 ‘외출’과 소설 ‘외출’에 대해서 동일한 기대보다는 비교하면서 보셨으면 좋겠어요.”  

 매사에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어디가나 좌중을 압도할 것 같은 그녀지만, 실제로는 조용히 생각하는 것을 즐긴다는 작가 김형경(46). 오히려 앞장서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 사람 무언가 불안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배우자의 사고와 배신을 경험하고 고통스런 삶을 살아가는 두 남녀가 어느새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로 인해 아파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외출’이 요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최고의 한류스타 욘사마 배용준의 인기와 더불어 ‘외출’의 입김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 작가 김형경이 영화 ‘외출’의 시놉시스를 바탕으로 한 장편소설 ‘외출’을 발간하였는데…. 본지는 이 순간 많은 영화 팬들과 독자들에게 화재의 인물로 떠오른 작가 김형경을 지난 3일 광화문에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처음 소설 ‘외출’에 대한 제의를 받았을 때 갈등했던 부분은…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땐 전혀 고민하지 않았어요. 근데 작업을 시작한 후에 아주 잠시 동안 3가지에 대해서 고민이 되더군요. 첫째는 내가 만든 서사가 아닌 영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소설을 써야한다는 부분이었고, 둘째는 소설가로서 영상매체에 대한 경쟁심이 발휘하면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부담감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제껏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든 것은 있었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해서 소설을 쓰는 것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러나 영화와 소설은 서로 다른 예술이며 미적인 성취에 있어서 차별성이 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후에 모든 갈등은 사라졌습니다.”


 이번 작품을 쓰면서 갈등의 시간이 지난 후에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전 작업을 할 때 항상 경험하는 문제가 있어요. 바로 체력이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는 것인데….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 작업을 할 때에도 체력이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만드는 기간 동안 운동 열심히 했어요.”
 
 이번 작품은 불륜의 내용을 다뤘는데 불륜이 담긴 소설을 쓰는 것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저는 제 소설이 불륜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오히려 배우자의 죽음과 배신의 늪에 빠져 힘들어하던 두 남녀가 사랑을 통하여 삶의 활력을 찾고 나아가 배우자들을 용서하는 경지에 까지 오르는 사랑의 위대함을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형경 작가는 주로 ‘사랑 이야기’를 소설화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런 말씀 하시면 섭섭합니다. 제 소설은 사랑이라는 도구를 사용했을 뿐 제가 진정 나타내고 싶은 것은 사랑의 본질을 규명함으로써 인간의 삶을 조명해보고 싶은 것입니다. ‘사랑이란 것은 인간의 삶에서 너무나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습니까?’ 전 이처럼 인간의 삶에서 필수품인 사랑을 통하여 인간과 인간의 삶을 파헤치고 인간의 본질을 알아갈 수 있는 소설을 추구합니다.”
 
 차기작에 대한 생각은…
 “지금과 비슷한 작품들을 계속할거에요. 다만 좀 더 깊이가 있어야겠죠. 그러나 머릿속에 있는 제 구상을 말하기는 곤란하네요. 제가 징크스가 있는데 다음 작품을 말하면 꼭 그 작품을 못 쓰게 되더라고요.”

 혹시 별명이 있으신지… 아니면 듣고 싶은 별명이라도…
 “별명은 없어요. 또 마땅히 듣고 싶은 호칭도 없고요. 근데 제 성향을 잠시 말한다면 전 카운슬러의 기질이 있는 것 같아요. 절 처음 보는 사람도 저에게는 자신만이 알고 있는 고민거리나 비밀이야기를 술술 털어놓거든요. 물론 저도 그들의 고민거리를 함께 공유하려고 노력하죠.
 전 누구나 인간은 하나의 소명을 갖고 태어난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아마도 글로써 동시대의 사람들과 인생살이를 공유하는 소명을 갖고 태어난 것 같아요.”
 
 40대 중반을 넘긴 작가로서 앞으로의 꿈은…
 “예전에는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성취감을 얻기 위해 문학을 했었는데 지금은 독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문학을 합니다. 즉 그들과 소통하고 인생에 대해 함께 나누면서 누군가에게 유익한 존재가 되고 싶은 것이 저의 요즘 꿈입니다.”
 
 마지막으로 소설 ‘외출’과 관련하여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전 독자들이 이번 제 소설을 통하여 영상매체의 매력과 활자매체의 매력을 비교해보고, 서로가 넘볼 수 없는 각자의 예술미를 최대한 느껴보시길 바래요. 꼭 책과 영화를 같이 보셨으면 좋겠네요.”    

독서신문 1389호 [200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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