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되풀이되는 수해지만 올해 피해가 더욱 큰 이유는 북상했던 장마전선이 남하해 이 지역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다량의 수증기를 빨아들여 예년부도 많은 비구름을 만들었기 때문이라 한다.
특히 제3호 태풍 에위니아와 제4호 태풍 빌리스가 각각 우리나라와 중국 내륙 지방에서 소멸하는 과정에서 만든 풍부한 양의 수증기가 유입되어 이로 인해 집중 호우가 상당기간 계속되었다고 한다.
수마가 흩고 간 악몽이 사라질 틈도 없이 이제 다시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이 찾아온다. 바야흐로 휴가의 계절이 다가오는 것이다. 수마의 상처를 씻으려는 손길이 전국에서 펼쳐지겠지만 한편으로 휴가를 즐기려는 피서객들로 인해 전국은 몸살을 안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다.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을 머라 할 수 없다. 그들도 그동안의 집무에서 벗어나 나름대로의 휴식과 평안을 찾아 떠나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자신의 즐거운 휴가가 다른 사람, 특히 이번 수마의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괴리감과 상처를 안겨주어서는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휴가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택해보면 어떨까. 최근에는 각종 문화단체나 기업에서 여름 캠프를 여는 곳이 많다. 문학행사, 문학여행(기행), 여름캠프 등등.
먹고 마시고 노는 휴가가 아닌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이런 정적인 휴가를 계획해보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특히 이러한 정적인 감성을 자아내게 하는 휴가는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크나큰 도움이 된다.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먹고 마시고 즐기는 유흥이 아니라 정서함양과 자기성찰이다. 독서나 기타 문학행사는 이러한 점에서 최적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또 이러한 문학 행사에의 참여는 수해로 인해 피해를 당한 해당지역 주민들에게도 다소나마 상처를 줄일 수 있는 요인이다.
옛 선현들은 호연지기를 기르기 위해 산을 오르고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기 위해 수양을 거듭했다고 한다. 흥청망청 즐기는 휴가 이후에 다가오는 휴가병을 다소나마 줄이고 보다 의미 있는 휴가를 찾기 위해 이러한 정서적 함양이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여름을 슬기롭게 지내는 방법이 아닐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