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괴물>의 출연배우들과 봉준호 감독 |
지난 4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메가박스에서 영화<괴물>의 기자시사회와 간담회가 열렸다.
<괴물>은 2003년 최고의 화제작<살인의 추억>을 연출했던 봉준호 감독의 작품으로, 말이 필요 없는 배우 송강호, 변희봉, 배두나, 박해일과 아역배우 고아성이 가족으로 나와 열연을 펼쳤다. 또한 제작비 110억 중에서 50억원을 들여 만든 괴물은 공들인 만큼 독특하고 사실적인 디자인으로 탄성을 자아냈다.
다음은 간담회의 내용이다.
▶영화 <괴물>에 대해서 각자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는가?
▷봉준호 감독: 부담이 많았다. 그런데 행복한 부담이었다. 영화를 볼 때마다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계속 보인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계속 손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송강호: 배우도 감독과 마찬가지다. 완성된 건 오늘 처음 봤는데, 촬영 당시의 느낌이 있어서 객관적으로 보기가 힘들다. 부족한 점, 아쉬운 점이 더 크게 보인다.
▷박해일: 촬영하는 동안 즐거웠다. 6개월 동안 촬영했는데 시간이 참 짧게 느껴졌고, 오늘은 낄낄대면서 영화를 봤다. 사실 배우들은 영화를 볼 때 자신이 연기한 부분만 보게 된다. 오늘 나도 내가 연기한 부분밖에 안보였다. 난 재미있게 봤는데, 이젠 관객들이 판단할 차례다.
▷배두나: 완성본은 처음 봤는데, 대단히 만족스럽다. 나 개인의 연기는 뒤로하고,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영화가 너무 재미있었다.
▷변희봉: 난 중간에 죽어서 뭐. 배우는 평생 만족을 못한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오늘 영화는 재미있게 봤다.
▶은연중에 비꼬거나 풍자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런 장면을 넣은 이유는 무엇인가?
▷봉준호: 괴물장르에 도전하지만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를 만드는 게 나의 목표였다. 기존의 괴물장르 영화는 괴물과 맞서 싸우는 개인들로 군인, 생물학자, 기자 등을 등장시키지만, 나는 다른 느낌을 내고 싶어서 괴물과 싸우는 게 전혀 안 어울릴 것 같은 평범 이하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괴물과 싸우는 것도 힘든데 국가, 사회가 더 그들을 힘들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정치적 풍자는 아니지만 괴물영화 장르에 새로운 것을 넣고 싶어서 그렇게 한 것이다.
▶괴물이 참 독특하게 생겼다. 어떻게 저 괴물을 만들었는가?
▷봉준호: 뛰어난 아티스트가 괴물을 디자인했다. 나는 기본적인 컨셉만 잡았다. 판타지영화의 괴물과는 다르게 리얼리티를 중요시했다. 디자인을 완성하는 데만 1년 반이 걸렸다. 디자인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1500마리의 괴물이 탈락했으니 영화에 나오는 괴물은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선택된 거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변희봉: 우리 영화 참 어렵게 탄생했다. 영화에선 중반부터 빠지지만, 촬영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참여했다. 추운 날씨 속에서 모두가 협력해서 찍은 영화다. 많이 사랑해 달라.
▷배두나: 솔직히 흥행하고 싶다. 영화 잘 만들어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박해일: 영화를 본 관객들이 모두 다 즐거웠으면 한다. 모든 스탭들과 선배님들께 감사드린다.
▷송강호: 1시간 56분이 길지 않지만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행복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봉준호: 스탭들이 고생한 영화다. 스탭들한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