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하는 테러의 총구
세계 속에 몰아치는 테러의 위험
세계 속에 몰아치는 테러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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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위는 중국 내부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다. 티베트에 이어 3월 29일에는 호주 애들레이드 시의 빅토리아 광장에서도 중국 정부의 폭력 진압에 항거하는 항의 집회가 벌어졌다.
약 백여 명의 호주인들과 티베트인들이 한데 어울린 이 집회는 티베트 유혈 사태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희생을 추모하며 그 장본인인 중국 정부를 맹렬히 비판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사상자를 낼 정도로 티베트와 위구르인들의 분리 독립 시위를 진압한 중국 정부의 대응은 곧 외교 문제로 비화되었다. 독일 총리는 올림픽 개막식 불참을 선언하였고, 프랑스 사르코지 총리는 유럽 연합 회원국들에게 개막식을 보이콧하자고 의견을 모았으며, 한국 정부는 얼마 전 벌어진 국내 성화 봉송 과정 중 경찰과 기자들, 그리고 시민들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한 중국 유학생들의 사태에 대하여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런 복잡한 중국 내부의 사건들을 이번에 출간 된 『베이징 컨스피러시』는 신기하게도 마치 예견이라도 한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이 작품은 아랍 방송 알 자지라를 통해 전달된 베이징 테러에 대한 경고를 담은 비디오테이프로 시작된다.
비디오 속 인물인 알 카에다의 수장, 칼리드 카데르 박사는 하버드 대학에서 수학한 뛰어난 미생물학자이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오사마 빈 라덴과 동일 인물로 묘사되고 있는 소설 속의 이 남자는 현재 문제시되고 있는 중국의 인권 유린을 역시 비판하며 전 세계는 이를 절대 묵인하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우습게도 여기서 언급되고 있는 이 상황은 바로 현재 티베트가 중국에 요구하고 있는 실제 상황과 일치한다. 세간에 오르내리는 티베트 유혈 사건이 이 요구에 대한 시위였고, 중국 정부의 무력 진압이 빚은 인명 피해가 알려진 사건이니 이 책 속에서 꼬집어 말한 사태가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냉전시대의 유혈 사태가 종식되자 이제는 테러를 통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2004년 이라크 내 주둔하고 있는 한국군의 철수를 요구하며 발생한 故김선일 피살 사건이나 지난해 분당 샘물교회 배형규 목사 선교 일행 23명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 세력에 납치되었던 사건은 더 이상 우리나라도 테러 안전국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이라크 전 파병으로 인해 이처럼 우리나라가 국제 사회의 테러 표적이 된 것도 우리 국민이 감수하고 있는 피해라 할 수 있다.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치밀한 구성과 사건 전개가 돋보이는 이 책은 비록 소설이지만 쉽게 간과할 수 없는 테러에 대한 위험을 시사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개막이 코앞에 닥친 이 시점에서 혹시 모를 위험 가능성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이 책은 단지 ‘허구’라고만 말하기엔 너무 많은 위험을 경고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베이징 컨스피러시
에이드리언 다게 지음 / 정탄 옮김 / 도서출판 끌림 펴냄 / 446쪽 / 12,000원
<권구현 기자> nove@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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