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시집 출간한 박찬일 시인
네번째 시집 출간한 박찬일 시인
  • 관리자
  • 승인 2006.07.0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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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편의 시와 57개의 아포리즘을 담은 시집 『모자나무』 펴내

▲ 박찬일 시인


고통과 불안, 상처 그리고 죽음을 정면으로 마주 봄으로써 철학적 성찰을 강조하는 박찬일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모자나무』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에서는 총 50편의 시와 시인이 삶 속에서 깨달은 귀중한 지혜 57개의 아포리즘을 담고 있다.
죽음이라는 존재의 유한성에 기인한 시 세계
“균열된 폴리포니 시대의 잿빛 레퀴엠”이라는 조정권 시인의 평처럼 박찬일의 시는 이 세상의 부정적인 것 ― 죽음, 고통, 불안, 상처 등 ― 에 대해 진지하다. 그의 시를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 한순간의 위트 섞인 반전과 블랙 유머 들을 통해 행(幸)이 불행으로, 축복이 고통으로, 삶이 죽음으로, 영원이 단절로 이행되어 버린다.
“살아 있다고 다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모자나무」), “천천히 사라져 간다”(「유리창 모자」)처럼 그는 인간의 유한함, 삶의 불완전함과 덧없음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시의 마지막 행에 슬쩍 가져다 놓음으로써 변증을 시도한다.
이는 시인의 대상(세계)에 대한 관찰이 시대의 현실, 삶, 나아가 자신의 존재론적 조건을 허무하고 비극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인의 마음은 「마음에 대한 보고서」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시인은 “나를 여태까지 키운 것은 불안이었다”, “따지고 보면 다 세끼 불안 먹자고 하는 짓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박찬일 식의 허무와 덧없음의 블랙 유머
생명 가진 것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삶에의 의지가 함께하건 함께하지 않건 간에 생존 본능에 충실한 치열함이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나비를 보면서 감탄하는 이유 또한 연약한 두 날개를 쉼 없이 팔랑거리며 자신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만발한 꽃과 꽃 사이를 쉼 없이 날아다니기 때문일 것이다.
땅에 두 발을 붙이고 걸어 다녀야 하는 인간과 달리 나비는 그 연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두 날개를 가지고 태어났다.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나비를 보며, 사람들은 도달하지 못할 파라다이스를 꿈꾸기도 한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대상에 대한 따뜻하고 아름다운 시선의 뒤집기를 시도한다는 점에 박찬일 시의 묘미가 있다.


삶의 균열에 대한 직관과 성찰
박찬일 시인은 삶의 어쩔 수 없는 균열(죽음, 불안, 고통 등)을 직관하고 성찰함으로써, 그에 대해 진지하게 사색할 수 있는 기회를 우리에게 마련해 주고 있다. 그가 구사하는 반전의 변증법은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아 시 해석을 쉽지 않게 하지만 반대로 시 읽기의 즐거움을 배가시키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시인의 여러 잠언 중 “죽음을 의식하며 사는 것은 죽음과 對面하며 사는 것이므로 죽음에 반항하는 태도이다.”(아포리즘ㆍ기타 9), “불안과 우울은 주체의 불안과 우울이다. 주체가 없으면 불안과 우울도 없다. ‘주체 부정’은 ‘병’의 치유에 도움이 된다.”(아포리즘ㆍ기타 32) 등의 문장은 그의 시 세계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
박찬일
1956년 춘천생
1993년 《현대시사상》에 「무거움」, 「갈릴레오」 등을 발표하며 시단에 데뷔
시집으로 『화장실에서 욕하는 자들』, 『나비를 보는 고통』, 『나는 푸른 트럭을 탔다』
시론집으로 『해석은 발명이다』, 『사랑, 혹은 에로티즘』
연구서로 『브레히트 시의 이해』 등
<편운문학상> <박인환 문학상> 수상
현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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