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국가
이 책은 강대국들을 주축으로 이루어진 국제금융기구라는 허울 좋은 국제단체들이 행하는 횡포에 대해 지적하고, 그들의 이기적이고 비도덕적인 행태에 대해 대부분의 힘없는 나라들은 분명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진짜 신용불량국가는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비양심적인 강대국. 즉, 물질적으로 부족하여 타국이나 국제금융기구에 의존하는 약소국도 신용불량국가지만, 이러한 약소국을 이용하여 물질적 도움을 매개로 더 많은 이익을 누리고자 하는 강대국과 국제기구가 진정한 신용불량국가라는 것이다.
이 책은 개도국이 이미 외채의 원금에 7.5배에 해당하는 돈을 이미 갚았는데도 원금의 4배가 남아 있다는 수치상의 증거는 외채가 정상적인 거래가 아니라 수탈과 약탈의 수단이 되어버렸음을 보여준다.
책의 저자들은 외채 탕감 운동을 벌이는 활동가로, 개발도상국의 외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면적인 외채 탕감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한 약간은 과격한 정책이지만, 사실상 국제기구의 생리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기구와 강대국의 생리를 알려주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세계경제의 모순을 다시 한번 조명하게 된다.
다미앵 미예, 에릭 뚜쌩 지음/ 조홍식 옮김/ 창비/ 268쪽/ 15,000원
독서신문 14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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