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어두운 뉴욕 뒷골목의 모습을 그린 뮤지컬 『더 라이프(The life)』
80년대 어두운 뉴욕 뒷골목의 모습을 그린 뮤지컬 『더 라이프(The life)』
  • 독서신문
  • 승인 2008.05.1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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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초 많은 젊은이들의 꿈의 거리이자 그 꿈을 실연시키기 위해 찾는 뉴욕 브로드웨이 42번가. 희망과 열정만이 가득할 것 같은 그곳에는 절망과 좌절이 존재하는 어두운 뒷골목이 공존하고 있다.

뮤지컬 ‘더 라이프(the life)'는 80년대 초 어두운 뉴욕 뒷골목을 배경으로 포주와 매춘부의 삶과 애환을 영혼을 울리는 째즈선율로 표현한 블랙코미디 작품으로 미국에서 1996년 초연해 이듬해 토니상 3관왕에 빛나는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 예술에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되어 이후 10여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꿈과 희망을 위해 뉴욕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플릿우드와 퀸. 퀸은 플릿우드와의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 매춘부로 일을 하며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간다.
 
이러한 퀸과는 달리 플릿우드는 마약에 점점 더 빠져 허황된 꿈만 꾸며 결국 기회주의자 조조의 말에 넘어가 돈을 위해 퀸을 버리고 시골에서 상경한 메리의 기둥서방이 된다. 플릿우드는 메리를 이용해 큰돈을 벌지만 퀸과 함께 그렸던 아름다운 미래는 점점 더 멀어져만 간다.
 
플릿우드에게 버림받은 퀸은 업계의 거물 포주인 멤피스에게 다가가 플릿우드의 마음을 돌려보려 하지만 멤피스는 이를 이용해 퀸을 매춘세계에서 빠져나올 수 없도록 노예계약을 하며 플릿우드와 퀸은점점 더 깊은 늪에 빠져들게 된다.

뉴욕의 매춘가를 옮겨 놓은 듯 한 무대와 원색의 조명, 째즈 선율에 맞춰 무대를 꽉 채운 배우들의 역동적인 안무는 관객들의 시선을 잡기에 충분하다. 또한 짙은 화장과 망사스타킹, 색색의 가발을 쓰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여배우들의 모습은 각각의 매춘부 모습을 너무나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번 뮤지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는 바로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력. 극중 기화주의자 포주로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연기를 선보인 ‘조조’ 역의 배우 유준상은 특유의 익살을 과시하며 관객들에게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역할을 한다.
 
또한 ‘퀸’ 역할의 고명석은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와 완벽한 춤과 노래 실력으로 관객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쏘냐’ 역할의 김영주는 퇴물이 된 매춘부 역할을 거친 듯 하지만 깊이 있는 목소리로 연기해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극의 분위기가 무거워 질 때쯤 어김없이 등장하는 ‘치치’ 역할의 버블시스터즈 맴버 김수연은 감초 역할을 하며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이처럼 화려한 무대와 음악, 연기파배우들의 연기력으로 무장한 뮤지컬 ‘더 라이프’. 브로드웨이의 스케일을 맘껏 느끼며 즐기고 싶은 관객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선택해도 좋을 만한 그런 공연임에 틀림없다.

뮤지컬 ‘더 라이프(the life)’는 오는 6월 15일(일)까지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이어진다.

 
 
<이재현 기자> nfs0118@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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