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누구도 규정한 적 없는 ‘음식고고학’이라는 주제를 과감하고 재미있게 풀어쓴 미식 혹은 탐식의 책. 저자는 도시 로마의 고대, 중세, 근대와 현대를 넘나들며 인류가 보여준 맛에 대한 욕구와 그 역사 속으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그렇게 책은 매 페이지 끊임없이 새로움과 호기심을 자아낸다. 음식에 대한 역사가 진실로 기록되기까지 숨은 조력자를 알게 되고, 튀긴 채소 한 조각이 와인 테이블을 얼마나 혼돈에 빠뜨릴 수 있는지 보여주고, 나아가 정치나 정책이 순식간에 우리 식탁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지 개탄하게 한다. 맛있는 걸 즐기고, 요리하길 주저하지 않고, 여행지의 낯선 음식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독자라면 ‘음식고고학’이라는 세계도 맛보길 바란다.
■ 디너 인 로마
안드레아스 비에스타드 지음 | 김승범 옮김 | 팬앤펜(PAN n PEN) 펴냄 | 370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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