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것슈?" "내비둬 그럼, 총알받이루나 쓰게." 이는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급박한 한 대목을 충청도 사투리로 옮긴 것이다. ("이런 걸 탈 수 있을 리 없어요!" "탈 거면 빨리 타라. 그렇지 않으면 돌아가!") 책은 이렇듯 (서울 사투리 구사자들 입장에서) 혁명적인 번역으로 시작되는 '충청도의 말'에 관한 에세이다. 소설가이자 주부, 장례 지도사이며 충청도에서 나고 자란 저자는 단순히 방언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충청의 언어를 씨앗 삼아 일상과 사회를 돌아본다. 언어는 한 세계를 보는 관점과 연결된다. 은유적이고 능청스럽고 또 '약간은 슬픈' 이 충청의 말. 그리고 그 말을 듣고 쓰며 세계를 넓혀온 저자의 이야기는 '서울 사투리'에 갇혀 산 이들의 감각을 뒤흔들 것이다.
■ 충청의 말들
나연만 지음 | 유유 펴냄 | 214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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