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의 노년을 생각하면, 대개 요양원이나 요양보호사들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그곳, 그들은 쉬 드러나지 않고, 예외적으로 사건사고의 현장으로,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모습인 채 출현하곤 한다. 책은 그러한 소문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지닌, 일곱 분의 요양보호사가 등장한다. 이들의 이야기에는 돌봄 노동의 전문성에 대한 노동자로서의 자부심, 돌봄이 지속됨에 따라 만들어지는 노인의 일상과 관계의 변화에서 느끼는 성취감, 노인에 대한 호기심과 노인과의 관계 속에서 무엇인가를 새롭게 발견하는 기쁨, 그리고 나이 들어가는 한 사람으로서 먼저 나이 든 다른 이에 대한 공감이 담겨 있다. 노인들의 자존심을, 일상을, 삶을 지키고자 애쓰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다 보면, ‘우리의 노년도 기꺼이 살아볼 만하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품게 될 것이다.
■ 돌봄의 얼굴
김영희, 김춘숙, 김홍남, 박순화, 오귀자, 이분순, 정찬미, 김영옥, 이지은, 전희경 지음 |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기획 | 봄날의책 펴냄 | 368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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