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 예술의 아이콘' 필립 드쿠플레, 내달 '샤잠!'으로 8년 만에 내한
'복합 예술의 아이콘' 필립 드쿠플레, 내달 '샤잠!'으로 8년 만에 내한
  • 유청희 기자
  • 승인 2024.09.1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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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진= LG아트센터]

프랑스 복합 예술의 아이콘, 필립 드쿠플레가 대표작 ‘샤잠!’으로 8년 만에 내한한다. 내달 25일부터 27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2021년 리뉴얼한 버전의 ‘샤잠!’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드쿠플레는 춤, 연극, 서커스, 마임, 비디오, 영화, 그래픽, 건축, 패션 등을 혼합한 비주얼과 멀티미디어 효과를 선보이는 프랑스의 연출가이자 안무가다.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올림픽 개막식으로 손꼽히는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개막식 예술감독으로 유명하다. 태양의서커스 ‘아이리스’, ‘파라무어’, 파리 3대 카바레 중 하나인 크레이지 호스의 쇼 ‘욕망’을 연출했고, 뮤직비디오와 광고 연출까지 도맡으며 장르의 벽을 허물고 있다.

'샤잠!' ⓒ Sigrid Colomyes

‘샤잠!’의 마법은 공연장 로비에서부터 시작된다. 커다란 털모자를 쓰고 화려한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지휘봉을 흔들며 퍼레이드를 펼치고, 북을 두드리며 트럼펫을 연주하는 라이브 밴드가 그들을 뒤따른다. 행진을 따라 객석으로 들어서면 관객들은 필립 드쿠플레의 기묘한 세계에 당도한다. 서커스를 방불케 하는 무용수들의 고난도의 움직임과 거울, 액자, 영상 등을 활용한 시각효과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관객들은 실재와 가상의 이미지가 혼합된 순간들을 체험한다. 또한, 필립 드쿠플레는 이번 공연 오프닝에 직접 무대 위에 오르며, 예호승 무용가가 통역이자 게스트 무용수로 함께한다.

‘샤잠!’은 1998년 칸 영화제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작품이다. 영화의 본질인 실재와 구분할 수 없는 가상의 이미지 및 아날로그 영화 촬영 기법에 대한 오마주가 담겨 있다. 거울, 또는 영상을 통해 중첩되는 무용수들의 몸은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실제인지 분간할 수 없다. 필립 드쿠플레는 이를 통해 실재와 가상의 벽을 허무는 시각적 실험을 시도한다. ‘오페라 가르니에’ 극장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극장에서 공연했고, 국내에서도 1999년 예술의전당에서 한 차례 공연된 바 있는 그의 대표작이다.

이번 공연에서 보여주는 ‘샤잠!’은 필립 드쿠플레가 무용단 창단 35주년을 기념해 2021년 제작한 리뉴얼 버전이다. 드쿠플레는 초연에 함께 했던 무용수와 연주자들을 다시 모아 새롭게 작품을 복원했다. 관객들은 20여 년 전 무대 위 스크린에서 촬영된 오리지널 ‘샤잠!’의 영상과 중년이 된 무용수의 실제 움직임을 동시에 감상하며 묘한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이번 작품은 창립단원들과 함께 나이 들어가고 있는 필립 드쿠플레가 어떻게 하면 세월이 지나도 ‘순간의 예술’인 무용을 보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이기도 하다.

드쿠플레는 앞서 2014년과 2016년 내한 공연 '파노라마'와 '콘택트'를 올리며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매일매일의 일상으로부터의 시적 탈출을 꿈꾸며 스릴 넘치는 낯선 세계를 보여주는 것”을 창작 목표로 삼고 있는 드쿠플레는 새로운 ‘샤잠!’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독서신문 유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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