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30년 전부터 경주에 집을 짓고 농사를 짓기 시작한 신평 변호사의 이야기다. 그 오랜 시골 살이를 담담하게 시와 산문으로 엮은 것인데, 그 문장은 서정적이지만 시골을 마냥 낭만적으로 미화하는 책은 아니다. 온몸으로 농사지으며 사는 이의 생생한 현실감을 기반으로 한 생각들이 서정적인 문장에 녹아있다. '농사꾼'의 시선인 만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를 담은 구성도 인상적이다. 하늘과 구름과 별,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들과 여린 풀길, 잠자리 등 시골 풍경이 펼쳐지는 가운데, 독자는 저자가 던지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된다. 과연 어떻게 살아야 잘 산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행복한 삶이란 어떤 조건에서 이뤄지는 것인지에 대하여. 독자는 저자의 시선과 질문의 여정에 동참하면서 그 끝에 삶에 대한 경륜이 있는 저자의 위로를 만나게 된다.
■ 시골살이 두런두런
신평 지음 | 새빛 펴냄 | 336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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