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결혼생활과 직업적 실패를 겪고 고비를 맞은 한 남자가 삶에 큰 영감을 주는 교수를 운명처럼 만나면서 시작한다. 남자는 자신보다 훨씬 똑똑한 교수를 흠모하며 졸업 후에도 만남을 이어간다. 그리고 교수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고 남자는 교수가 평생 써온 서류와 노트들을 유품으로 전해 받는다. 남자는 여기에 어떤 신호가 있다고 느끼며 이에 대해 진지한 탐문을 해나간다. 그러면서 점점 예상치 못했던 진실에 다가가는데… 책은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기억의 한계와 역사의 왜곡, 그리고 인간과 삶의 다면성에 대해 펼쳐낸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들이 제대로 평가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생각의 닻을 깊게 내릴수록 새로운 층위를 발견하게 되는 소설은, “생각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을 위한 보물”같은 소설이 되어줄 것이다.
■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 |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펴냄 | 304쪽 | 1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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