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현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사유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낮은 연봉과 열악한 복리후생 때문에 퇴사하기도 하고, 회사가 발전 가능성이 없고 개인도 비전이 보이지 않아 옮기기도 하고, 일하는 재미나 보람을 느낄 수 없어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도 합니다. 이렇듯 퇴사 사유는 제각각이지만 인간의 욕구를 연구한 심리학을 통해 분석해보면 좀 더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올바른 접근법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매슬로우 욕구 단계 이론>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우(Abraham Maslow)는 인간의 욕구에 관한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이론(Maslow’s hierarchy of needs)’를 발표했습니다. 이 이론에 의하면 인간은 누구나 5가지 욕구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들 5가지 욕구에는 우선순위가 있어 단계가 나누어진다는 내용입니다.
매슬로우는 먼저 인간의 욕구를 크게 2가지로 구분했습니다. 결핍(Deficiency)을 충족하고 싶어 하는 결핍 욕구와 인간 한 명 한 명의 존재(Being) 자체와 관련된 존재 욕구가 있습니다.
결핍 욕구는 한번 충족되면 더 이상 동기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으며 여기에는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소속과 애정 욕구, 존경 욕구의 4가지 욕구가 있다고 봤습니다.
생리적 욕구는 의식주와 같이 생존을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 욕구를 말합니다. 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다른 욕구를 추구하기 어렵습니다. 회사에서 받는 급여과 보상, 각종 복리후생 혜택 등이 해당됩니다.
안전 욕구는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불안을 회피하려는 욕구입니다. 걱정 없이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은 욕구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정규직으로 오랫동안 일할 수 있기 위해 고용 안정을 보장받고 싶어합니다. 작업 환경이 열악하거나 위험에 노출된 사업장에서는 다치거나 병에 걸리는 등 산재를 당하기 쉽기 때문에 좀 더 안전하고 좋은 환경에서 일하기 위해 이직을 시도합니다.
소속과 애정 욕구는 가족, 친구, 동료 등과 친하게 지내고 집단에 소속되고 싶어하는 욕구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에 사회적 욕구라고도 합니다. 직장인은 회사라는 사회 집단 속에서 조직문화에 잘 적응하고 동료들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하여 소속과 애정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회사에 대한 애사심과 로열티도 자연히 올라가기 마련입니다.
존경 욕구는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존경받고 싶어하는 욕구입니다. 흔히 성취욕, 명예욕, 권력욕 등으로 나타납니다. 회사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뤄내면 능력을 인정받고 승진하여 지위가 높아짐에 따라 자신감은 물론 자존감도 올라가게 됩니다. 반대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해 승진에서 미끄러지면 열등감, 무력감 따위의 심리적 불안정에 시달리고 퇴사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자아실현 욕구는 결핍 욕구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존재 욕구이자 성장 욕구입니다. 자아실현이란 개인의 타고난 능력 또는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어 실행하는 것이며, 자아실현 욕구는 최고의 경지까지 자신을 성장시키고 완성함으로써 모든 잠재 역량을 실현하려는 욕구를 의미합니다.
자아실현 욕구는 사람마다 다르게 구현되며 구체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바람직한 부모가 되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으로 자아실현을 이루고자 할 수 있는 반면, 또 어떤 사람은 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는 것을 자아실현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것이 외부 요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재적 동기에 의해 실현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슬로우는 자아실현 욕구를 결핍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향한 긍정적 동기에서 출발한다는 면에서 가장 인간다운 욕구로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는 ‘자아실현을 지향하는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여겼습니다.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좋은 기업’을 만들고, ‘좋은 기업’이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만든다고 주장했습니다.
헤드헌팅 과정에서 서로 정반대의 상황에 놓인 후보자들과 이직 사유에 대해 상담할 때가 있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다가 신생 스타트업으로 이직하여 유니콘 기업의 주인공으로 성공하는 꿈을 이루고자 하는 청년 이직 희망자는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꾸로 대학 졸업 후에 부푼 꿈을 안고 바로 스타트업을 창업했지만 고생한 보람없이 취업에 나서는 청년 구직자의 상황은 안타깝지만 분명 그도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장인의 이직 사유는 다양하지만 당장 눈앞의 작은 이익보다 미래의 큰 그림을 그리며 ‘좋은 기업’에서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 작가 소개
조환묵
(주)투비파트너즈 대표이사 & 헤드헌터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IT 벤처기업 창업, 외식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경력을 거쳐 헤드헌팅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헤드헌터로 일하면서 터득한 직장인의 경력관리와
이직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서로는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과 『직장인 3분 지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