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그 사람, ‘능력’ 때문에 잘 됐다고? 보이지 않는 ‘계급 천장’
[책 속 명문장] 그 사람, ‘능력’ 때문에 잘 됐다고? 보이지 않는 ‘계급 천장’
  • 유청희 기자
  • 승인 2024.08.2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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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이 책은 엘리트 직업에서의 성공이 단순히 '정당한 행운'의 문제라는 믿음에 도전한다. 나아가 우리는 가장 높은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 정상에 오른 사람들의 다수가 특권층 출신이며, 그들의 성공이 '능력'만으로 설명될 수 없음을 입증한다. <19쪽>

부모가 의사인 사람은 부모가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보다 의사가 될 확률이 무려 24배나 높다. 마찬가지로, 변호사의 자녀는 법조인이 될 가능성이 17배 더 높고, 영화 및 방송 분야 종사자의 자녀는 부모와 같은 분야에 진출할 가능성이 12배 더 높다. <65쪽>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불평등을 교육적 성취의 차이로 설명하고 싶어 한다. (…) 그러나 이는 이야기의 일부에 불과하다. 교육 수준을 막론하고 전문직이나 경영직 배경을 가진 사람은 노동 계급 출신보다 상위 직종에 종사할 확률이 여전히 더 높다. 학위가 없는 특권층 출신이 학위가 없는 노동 계급 출신보다 상위 직종에 도달할 가능성은 2배 이상 높다. (…) 이 결과는 교육이 접근의 불평등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편, 출신 계급의 영향을 완전히 씻어내지는 못함을 보여준다. <65쪽~72쪽>

교육적 성취는 현대 영국에서 '위대한 평등 기제'가 아니다. <72쪽>

재정적 후원은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엘리트 노동시장에서 특히 중요하다. (…) 이런 과정이 컨설턴트, 변호사, 소설가, 언론인, 예술가, 심지어 일부 학자에 이르기까지 다른 많은 자영업 엘리트 전문가에게 적용될 것이라 생각한다. <154쪽>

경제적 완충 장치는 많은 경우 어떤 유형의 업무를 전문 분야로 삼을지, 어디에서 일할지, 리스크 감수와 창의적인 자기표현 등에 어떻게 접근할지 등 커리어상에 존재하는 선택지에 영향을 미친다. 특권층이 상속 또는 증여받은 자금은 종종 커리어를 시작할 때 중추적인 윤활유 역할을 하여 선택의 자유를 부여하고 더 유망한 커리어 경로로 이동할 수 있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도움이 되는 인맥을 형성하는 데 집중하거나, 착취적인 일자리를 거부하고 리스크가 따르지만 가능성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게 하는 등 장기적인 커리어 진전에 도움을 준다. <154~155쪽>

일하지 않고 얻은 부의 혜택을 받는 것과 지배적인 능력주의 규범을 고수하는 것 사이에는 상당한 긴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 은행'은 한 사람이 거둔 성공의 도덕적 정당성의 핵심을 타격한다. (…) '엄마 아빠 은행'의 진정한 가치는 직장 생활에서 거의 회자되지 않으며, 그것이 개인의 궤적에 미치는 왜곡된 영향은 대중의 시야에서 숨겨진 채로 남아 있다. <154쪽~175쪽>

세련됨에는 여러 가지 차원이 있다. 첫 번째는 억양과 말투, 특히 용인 발음(RP)에 대한 선호도다. (…) 또한 외모, 복장, '에티켓'에 관한 것 (…) 특정한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관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 노동 계급 배경을 가진 터너 클라크 소속 인터뷰 참여자들은 거의 모두가 세련됨에 대한 지배적인 기대치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거나 이런 점에서 열등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많은 이들이 특히 '직장에서 자신을 거침없이 드러내라'는 회사의 명시적인 권장 사항과 자신의 남다른 점을 관리하거나 숨겨야 했던 경험 사이의 모순을 지적했다. <213쪽~221쪽>

모든 직종에서 이러한 규범이 '객관적인' 기술, 재능, 기량 등 '능력'의 지표로 오인되고 있다는 증거가 존재한다. <237쪽>

『계급 천장』
샘 프리드먼, 대니얼 로리슨 지음 | 홍지영 옮김 | 사계절 펴냄 | 472쪽 | 2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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