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점과 파란 점, 두 점의 이야기는 먼 옛날 먼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똑같은 크기에 색깔만 다른 두 점에게 각각 다른 환경이 주어진다. 칭찬의 기준, 교육의 기회, 투표의 권리, 사회 활동의 가능성까지. 격차가 선명해진 두 점 이야기는 오늘날의 시점으로 넘어온다. 그리고 모두의 짐작처럼 분홍 점과 파랑 점은 여성과 남성을 상징한다. 책은 아주 오랫동안 묵은 성역할의 그릇된 인식을 짚어 간다. 여성의 경험이 억눌린 인류의 역사를 명확하게 짚고, 그것이 해결되지 않았음을 알려주면서. 과거의 통념에서 벗어나 성별의 치우침 없이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 책을 읽고 나의 인식, 이웃의 인식, 그리고 사회의 인식을 곰곰이 돌아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 그 여름으로 데려다줘
요안나 올레흐 지음 | 에드가르 봉크 그림 | 이지원 옮김 | 사계절 펴냄 | 60쪽 | 2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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