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휴가지에서의 휴양과 맛있는 음식으로 지친 몸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과 정신에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잠깐 시간을 내어 나만의 휴가, '북캉스'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혹은, 여행지로의 긴 이동 시간에 책 한 권 품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소중한 휴가지에서의 독서를 위해 공공도서관장 추천 도서, 및 다양한 독서 모임의 의견을 수렴해 ‘여름 휴가 추천 도서’를 선정했다. 지친 일상의 쉼과 지적인 재충전을 일으켜줄 책들이다. |
1. 행복의 기술
정재영 지음 | 바틀비 펴냄 | 314쪽 | 18,500원
일상을 잠시 벗어난 휴가는 어떻게 살아야할지 성찰할 수 있는 적기다. 평소 불행하다고만 생각해왔다면, 이번 기회에 『행복의 기술』을 펼쳐보면 어떨까. 어린 시절부터 “기질적 예민함”으로 “가슴에 구멍이 뚫린” 채 살아온 저자가, 세계 지성 70인의 말과 글을 통해 행복을 탐구한 책이다. 행복에 대한 관점을 바꿔, 도달하기 힘든 행복이 아닌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행복을 찾게 도와준다. 불행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간편하고 빠른' 기술과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2. 물질의 세계
에드 콘웨이 지음 | 이종인 옮김 | 인플루엔셜 펴냄 | 584쪽 | 29,800원
모래, 소금, 철, 구리, 석유, 리튬. 이 여섯 가지 물질은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물질로 암흑기에서 현대의 고도로 발달한 사회로 인간의 세계를 확장시켰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전력을 공급하고, 집과 빌딩을 지으며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을 만들어왔지만, 우리는 실상 이 물질이 무엇인지, 어떻게 쓰이는지 알지 못한다. 저자는 지식과 정보같이 보이지 않는 가치가 우선시되고, 석유나 철, 소금과 모래 등 물질적 가치를 찾는 것이 아닌 물질세계와 연결된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물질이 단절된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어떻게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보여주는지, 책은 물질세계를 이해하는 첫걸음이 되어줄 것이다.
3. 코스미그래픽
마이클 벤슨 지음 | 지웅배 옮김 | 롤러코스터 펴냄 | 352쪽 | 43,000원
수천 년 동안 밤은 두려운 시간이면서 한편으로는 하늘을 가로질러 끊임없이 움직이는 달과 별의 행렬을 바라보며 인류가 경이로움과 호기심을 느낀 시간이었다. 그러한 두려움과 호기심 속에서 탄생한 천문학은 예술과 뗄 수 없는 과학 분야다. 예술서이면서 과학서 같기도 한 이 책은 천문학자들과 예술가, 일러스트레이터들의 협업을 통해 우주를 이해하고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일련의 노력이 담겨있다. 우주의 모습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먼저 느낄 수 있는 이유다. 독자들은 다채로운 색채의 이미지에 담긴 우주에 대한 지식을 들으며 천문학 역사의 진화 과정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된다. 책을 읽고 나면 전에는 그려보지 못했던 생생한 우주의 참모습이 저절로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된다. “우리의 감각 속으로 침투하며, 우리의 이성조차 무한한 경이로움에 빠져든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4. 전통어린이복식화
권오창 지음 | 나녹 펴냄 | 166쪽 | 38,000원
어린이들의 여름방학에 빠지기 힘든 코스는 박물관이다. 그런데, 집에서도 갈 수 있는 박물관이 있다면? 『전통어린이복식화』가 바로 그것이다. 한평생 비단에 채색한 전통화법으로 왕의 어진과 선현의 초상화를 그려온 저자가, 기억에서 사라져 가는 전통 어린이 복식을 그림으로 구현했다. 오랜 구상 끝에 여러 박물관에 소장된 어린이옷을 한자리에 모았다고.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어린이 복식을 통해 역사 공부를, 나아가 각종 장신구와 섬세한 결 표현으로 미학적 안목까지 기를 수 있을 것이다.
5. 향유고래를 훔쳐라
추이차오 지음 | 김용재 옮김 | 쥬쥬베북스 펴냄 | 42쪽 | 19,500원
“학교만큼이나 커다랗고, 학교 가는 길만큼이나 깊이 잠수할 수 있는 향유고래가 수족관에 전시되었다고? 잠시 엄마와 떨어진 것이 아니라 평생 이곳에 있어야 한다고? 그럼 우리가 향유고래를 훔쳐서 엄마에게 돌려보내 주자!” 수족관에 갇힌 향유고래를 힘을 모아 바다로 돌려보내 주는 내용의 환경 그림책이다. 좁은 수조에 갇혀 답답하게 생활하고 있는, 가족도 친구도 없이 고독하게 견디고 있는 고래를 더 이상 즐겁게 구경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해양생물학자인 아빠를 통해 바다의 신이라 불리는 향유고래의 요모조모 또한 살펴볼 수 있다.
6. 사피엔스의 죽음
후안 호세 미야스,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지음 | 남진희 옮김 | 틈새책방 펴냄 | 464쪽 | 18,000원
스페인 최고의 소설가와 스타 고생물학자의 죽음 탐구 여행. 인간 진화를 대중적으로 풀어내며 출간 직후 스페인 논픽션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른 <루시의 발자국>의 후속작이다. 이번 책에서는 죽음에 대해 다뤘다. 소설가 미야스는 전작에서처럼 고생물학자 아르수아가의 이야기를 어려운 과학의 언어가 아닌, 독자의 눈높이에서 소설과 같이 흥미진진한 방식으로 들려준다. 아르수아가는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알려 준다. 인간은 40대 이상이라며 이미 자연 상태의 죽음을 넘어선 시간대를 살고 있는 것. 이를 깨닫게 된다면 인간의 노년은 공포스럽고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자연의 섭리라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7. 프랑스식 긍정 성교육
샤를린 베르몽 지음 | 이주영 옮김 | 시프 펴냄 | 208쪽 | 19,500원
아이가 몸·사랑·성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순간,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다. 특히 몸과 마음이 급격히 자라는 유소년기 자녀를 키우고 있다면 아이들의 요동치는 변화 앞에 부모들도 불안해지기 쉽다. 아이에게 뭐라고 얘기해주어야 좋을까?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하지? 어디까지 얘기해주어야 할까? 어떻게 대화해야 아이와 부모 모두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건강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세 자녀를 키우는 다둥이 엄마이자 프랑스가 아끼는 1호 성교육 전문가인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다.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성’. 곤란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나와 상대의 몸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 우리 아이들이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8. 나의 장례식에 어서 오세요
보선 지음 | 돌베개 펴냄 | 284쪽 | 18,500원
‘죽음’이란 어쩌면 굉장히 단순하면서도, 또 모호하기 그지없는 개념이다. 태어난 이상 누구나 죽는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사회적으로, 의학적으로, 생물학적으로, 제도적으로, 개인적으로, 철학적으로, 인간적으로 바라보는 죽음의 양상은 다양하다. 저자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지만 시도하지는 못 하는 일, ‘살아있는 동안 나의 장례식을 치러보는 것’에 도전한다. 그리고 초대받은 하객들은 기꺼이 저자의 유튜브 라이브 장례식에 참석해 ‘축하의 말’을 전한다. 저자는 이런 ‘별스러운 이별 의식’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었을까. 그리고 무엇을 얻었을까. 책에 그런 해답이 담겨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대신 ‘왜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을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살아있다는 감각을 기분 좋게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9. 이제 길이 보입니다
최원락 지음 | 모아북스 펴냄 | 272쪽 | 21,000원
세상의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를 명쾌하게 전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우린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자신의 식견을 유감없이 펼친 좋은 책을 열심히 찾아 읽곤 한다. 저자는 급변하는 세계의 트렌드 속에서 한국 사회의 미래 전망을 담아냈으며 인문학적 관점에서 젊은이들이 알아야 할 지식과 지혜, 세상에 대한 전망을 다루지만, 가벼운 시각에서 바라보면 성공학, 미래 전망, 경영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새로운 눈으로 새로운 것을 볼 수 있어야 하고 전체를 넓고 입체적으로 보는 것이 더더욱 중요해지는 지금, 책은 그러한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준다.
10. 리얼 시리즈
한빛라이프 펴냄 | 각 16,000원~22,000원 대
인터넷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대라지만 정보를 찾는 데는 시간과 품이 든다. 휴가 날짜와 장소는 정했는데, 어떻게 여행 계획을 짜고, 현지에서 즐길 수 있을지 걱정이라면 여행 서적인 ‘리얼 시리즈’(한빛라이프)를 만나보면 어떨까. 도쿄, 오사카, 뉴질랜드, 타이베이, 몽골 싱가포르 등등 다양하게 준비됐다. 검증된 저자가 소개하는 각 나라별 꼭 가야 할 장소, 저자의 비밀 명소, QR코드로 연동된 여행 지도까지 담겼다. 한큐에 여행지를 파악하고, 안내받을 수 있는 ‘가성비 여행 매니저’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