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뛰어난 역량이 인류 진보의 원동력이라고 믿는 모니카와, 함께 뭉친 집단이 역사를 움직인다고 믿는 니콜, 두 여성이 국제 정치 무대에서 격돌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소설이다. 비록 모니카와 니콜은 소설 속 가상의 인물이지만, 그들이 실패한 신념의 대결은 ‘개인’과 ‘집단’이라는 프리즘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다시금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저자의 상상력이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이 대목이다. 선명하게 직조된 두 인물은 마치 서로 날카롭게 대립하는 가치관이 인간의 몸을 입고 태어난 듯한 느낌을 준다. 책을 읽고 나면, 세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갈등과 대립을 지켜보는 우리의 눈이 한층 더 명쾌해질지도 모른다.
■ 퀸의 대각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펴냄 | 304쪽 | 1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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