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없는 집, 아이는 엄마 대신 자신을 돌보는 할머니가 마냥 좋지만은 않다. ‘엄마라면, 벽에 그린 그림을 칭찬해줬을 텐데’, ‘엄마라면 라면을 끓여줬을 텐데’... ‘엄마가 있었다면’이라는 가정법의 세계는 꼬리에 꼬리를 문다. 하지만 곧 아이는 할머니와 자신의 공통점을 알게 되는데... 책은 이렇듯 엄마의 빈자리를 받아들여가는 아이의 마음과 회복을 담고 있다. 아이의 시점으로 집과 학교를 따라가지만, 그림은 아이의 시선이 미처 포착하지 못한 순간도 그려낸다. 몸이 아파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지 못했지만, 그 시간 아이의 방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할머니의 굽은 등, 최선을 다해 아이를 위해 노력하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할머니의 표정 등등. 좋은 그림책이란 글과 그림이 모여 완성됨을 책은 한번 더 알려준다. 원하지 않는 상실을 겪은 많은 이를 위로할 책.
■ 엄마라면
백은하 지음 | 이주안 그림 | 현암주니어 펴냄 | 44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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