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세 명의 10대 주인공 ‘설’, ‘광민’, ‘여름’이 북한의 고향을 떠나 새로운 삶을 찾기까지의 여정을 그렸다. 그렇다고 머릿속에 쉽게 떠올리는 북한 이주민 서사는 아니다. 북한을 탈출했다고 해서 남한에 도착하는 것으로 서사를 맺지 않고, 북쪽과 남쪽 어느 한 편에 서기보다 ‘바다’를 자신들의 나라로 선언하는 세 청춘의 주체적인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저자는 실제로 지난 13년 동안 100여 명에 달하는 탈북 청소년들을 인터뷰한 경험이 있다. 저자가 만난 이들의 고난과 좌절, 이별의 경험과 그럼에도 끝내 포기할 수 없었던 절실함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탈북 청소년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한 작품이 드물다는 점에서 소설은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된다.
■ 파도의 아이들
정수윤 지음 | 돌베개 펴냄 | 220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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