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로 가득한 출근길 지하철은 모두에게 녹록지 않은 장소지만, 장애인에게는 비장애인의 경우와 비할 수 없이 각박하고 닫혀있는 공간이다. 이동권이라는 당연한 권리를 위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지하철행동을 시작했고, 햇수로 4년째를 맞이했다. 책은 이러한 운동을 포함해, 전장연의 박경석 활동가가 경험한 우리 사회와 그의 생각을 노들장애학궁리소 정창조 활동가가 기록한 것이다. ‘왜 하필 지하철인가?’, ‘정치를 하려면 국회로 가라’라는 칼날 같은 말들 사이로 박 활동가의 논리적인 답변이 이어지고 생생한 경험담이 전해진다. “장애인들의 존엄이 인정되는 세상은요, 결국 모두의 존엄을 위한 토대가 될 거니까요” 닫힌 문과 끌어내는 손, 일부 시민들의 날 선 목소리 속에서도 투쟁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활자를 넘어 몸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 출근길 지하철
박경석,정창조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 360쪽 | 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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