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도서관정책과 윤정자 과장 "이주민도, 어린이도 편하게 오는 도서관 되길"
화성시 도서관정책과 윤정자 과장 "이주민도, 어린이도 편하게 오는 도서관 되길"
  • 유청희 기자
  • 승인 2024.07.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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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서 가장 바쁜 도서관 사무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남양도서관의 사무실을 두고 이렇게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세상에 바쁘지 않은 일터는 없겠지만, 남양도서관은 특별하다. 화성시내 공공도서관 28곳을 총괄하는 시 도서관정책과가 들어서 있기 때문. 남양도서관은 이 도서관정책과 '공무원들'이 직접 운영하는 유일한 화성시 직영 도서관이다. 한 마디로, 남양도서관 사무실에서는 화성시 도서관에 관한 모든 정책들이 넘실거린다.

게다가 화성시는 최근 인구 100만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내년까지 1,200억 원을 투입해 공공 도서관 다섯 곳을 추가 건립한다. 현재 작은 도서관을 제외한 화성시의 공공도서관은 19개로, 이는 문체부 권고 수준인 25개에 못 미친다. 동탄과 봉담을 필두로 인구가 급성장하면서 인프라 구축 속도를 맞춰가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 도서관정책과는 어느 때보다 바쁠 수밖에 없다.

화성시 도서관정책과 윤정자 과장.​
화성시 도서관정책과 윤정자 과장.​

책 읽기 좋은 비 오는 날, 남양도서관으로 향했다. 남양도서관은 화성시 인구가 10만 명 대였던 1994년 세워진 시 최초의 공공 도서관. 2017년 신도시인 남양뉴타운이 조성되며 지상 4층 규모로 신축 이전됐다. 복합문화시설로 도서관의 의미가 확장되면서 다양한 공간 조성에도 공을 들인 곳이다. 여러모로 화성시 도서관의 역사가 담긴 도서관인 셈. 시 도서관정책과 윤정자 과장을 만나 화성시와, 남양도서관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Q. 이용자 후기에 '도서관 뷰가 훌륭하다'라는 평이 많던데요, 동의하시나요?

도서관이 공원에 거의 둘러싸여 있어요, 그러니 창문 어딜 봐도 예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따로 있습니다. 저희 도서관 계단 위가 유리천장으로 돼 있거든요. 그 아래 공간을 어린이들 서가로 꾸며놨어요. 공간 활용도 효율적이지만 천장으로 햇볕이 쏟아지면, 정말 예쁩니다. 어린이들도 보호자들도 좋아하는 공간이에요.

 

남양도서관은 계단 아래 공간을 활용해 어린이 서가를 마련해놨다.
남양도서관은 도서관 중앙에 위치한 계단 아래 공간을 활용해 어린이 서가를 마련해놨다.

Q. 안 그래도 정문으로 들어오는데, 어린이들이 숙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도서관에 어린이와 보호자를 위한 공간과 프로그램도 많던데요, 이들이 주 이용자층일까요?

신도시에 사는 3~40대 젊은 부모들과 어린이들이 많이 오죠. 도서관 자체가 신도시에 조성됐으니까요. 주 이용자를 위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사실, 남양읍 전체는 인구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요. 

인근은 신도시이지만 도서관에서 조금만 더 나가면 바로 농촌 지역입니다. 농촌 지역에는 5~60대 어르신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도서관에 많이 오지는 못하세요. 그래서 중장년층을 위한 '50+사업'을 비롯해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홍보해 사람들을 끌어오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남양읍이 인구가 적지 않아요. 5만 8천 정도고, 사람들도 다양합니다. 노년층뿐만 아니라 다문화 인구도 많고요. 다양한 분들이 도서관에 왔으면 좋겠어요.

Q. 그런 면에서 남양도서관은 어깨가 무거운 도서관이에요. 물론 좋은 의미로요. 또, 남양도서관은 시 도서관정책과가 직접 운영하는 시의 대표성을 지닌 공간인데요. 다른 도서관과 무엇이 다른가요?

말하자면 위탁을 주지 않고 시 도서관 정책 전반을 책임지는 공무원들이 직접 운영한다는 건데요, 도서관 차원의 특징으로는 정책자료관을 운영 중입니다. 화성시의 다양한 부서들이 시를 위한 정책 자료를 제작하는데, 그걸 이용자들이 한 자리에서 열람하게 모아둔 거죠. 외에도 화성시 역사를 아카이브하는 공간도 고민하고 있어요.

Q. 시 직영 도서관이면 운영에 있어서 장점도 있을까요?

도서관마다 장점이 다르지만, 개인적으로는 남양도서관에서 시 전체 정책에 맞는 프로그램들을 먼저 실행해 볼 수 있는 점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먼저 해보면 다른 도서관에 추천하는 일도 수월하니까요. 물론 다른 도서관에서 먼저 실행해서 저희에게 추천하는 경우도 많지만요.
 

남양도서관 어린이 이용자가 참여한 '내가 만든 그림책' 프로그램 전시물.
남양도서관 어린이 이용자가 참여한 '내가 만든 그림책' 프로그램 전시물.

Q. 그렇게 먼저 실행한 프로그램이 '내가 만든 그림책' 사업이라고 들었어요. 

맞아요, 학생과 보호자가 직접 그림책을 만들고, 저희가 그림책을 출간해 관내 19곳 도서관에 배치하는 프로그램이에요. 화성시에서는 저희가 가장 먼저 시작했는데, 지금 관내 다른 도서관으로도 확장되는 상황입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아이한테 만들어주고 싶은 그림책을 만들 수 있고, 어린이들은 읽고 싶은 책을 쓸 수 있어 반응이 좋아요.

Q. 도서관이 수동적으로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니라, 책의 주체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된 거네요.

그렇죠, 원래는 출간까지는 아니었다고 해요. 책을 두 권 정도 만들어서, 한 권은 본인이 소장하고, 남은 한 권은 저희 남양도서관에만 배치한 거죠. 이걸 확대해서 총 20권을 제작해 다른 도서관에 보내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 지금은 1층에 관련 내용을 전시도 하고 있습니다.

Q. 화성시 도서관 얘기를 하고 싶어요.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의 도서관 예산이 줄고 있는데, 화성시는 오히려 1,200억 원을 투자했어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아시겠지만 화성시가 최근에 인구 100만을 넘어섰어요. 그러면서 도서관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는 거죠. 도서관이라고 표현하지만 사실은 (시민들이) 문화시설 전반을 원하는 거거든요. 도서관이 책만 보는 곳이 아니라 동아리 활동, 문화 교육 등 문화생활을 할 수 있으니까. 그 점을 이제 점점 행정이 부응하기 시작한 거죠. 

사실 2016년까지만 해도 도서관이 많이 없었어요. 도서관이 올해는 한 곳이 더 생기고, 내년에는 세 곳, 후년에 한 곳 더해서 총 다섯 개의 도서관을 세워요. 동탄은 인구가 워낙 많다보니 중앙도서관도 구상하고 있고요. 그 외에는 화성시에 전체 정원이 50명 정도인 학교들도 있거든요. 그런 학교 도서관과 시 도서관을 연결하는 사업도 고민하고 있어요.

윤정자 과장은 "도서관 업무를 하면서 스스로 행복감을 느낀다"라며 웃었다.
윤정자 과장은 "도서관 업무를 하면서 스스로 행복감을 느낀다"라며 웃었다.

Q. 화성시는 서쪽과 동쪽의 인구 편차가 크다고 알고 있는데, 이 모든 걸 고려하면서 섬세하게 정책을 짜는 것이 쉽지 않은 일 같아요. 그런 도서관정책과를 이끄는 과장님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도서관정책과 과장이 되셨나요?

그건 이제 발령에 의한… (좌중 웃음이 터진다)

Q. 그렇죠. 공무원은 발령에 의해 일을 하게 되죠. 제가 무지한 질문을 했습니다.

아니에요. (웃음) 발령으로 도서관 업무를 맡아 다 합쳐 1년 반 정도 일했습니다. 남양도서관도 부임한 지 얼마 안 됐어요. 길지 않죠. 그런데요, 제가 이 일을 하면서 정말, 행복한 거예요. 개인적으로는 도서관 프로그램들에 애착이 많이 가요. 시민들이 도서관에서 같이 왁자지껄 떠들고 얘기할 수 있는 게 참 좋더라고요. 또, 제가 도서관정책과에 와서 들인 습관이 있어요. 책을 읽고 제목과 작가, 느낀 점을 쭉 리스트업하는 거죠. 독서일기처럼 습관을 들이니 굉장히 뿌듯하고, 시민들에게 추천할 책들도 정리하기 좋더군요.

Q. 도서관 업무 기간은 길지 않지만, 과장 자리에 오기까지 오랜 시간 많은 일들을 하셨을 텐데요.

다양하게 해왔어요. 과장이 되고 나서는 도시 안전과 여성가족정책 업무 등을 해왔어요. 아이 사랑 담당관 업무도 했었네요. 팀장 시절에는 교육 정책이나, 경제적 취약 층 관련 업무를 좀 오래 했습니다. 이렇게 보니, 어린이나 교육, 복지 쪽으로 많이 일해왔었네요, 제가. 

Q. 도서관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영역이 교육과 복지예요.

제가 여성 가족 업무를 할 때는 다문화 이주민 관련 업무도 많이 했었거든요. 앞으로 도서관에서도 다문화 이주민이나 외국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마련했으면 해요. 사실 결혼 이민자 분들은 아이들 교육 때문에라도 도서관에 오고는 하지만, 이주노동자 분들은 사정상 못 오는 분들이 많아요. 어떤 환경과 상황에서도 다 같이 편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하려고 저희도 노력하고 있어요. 참, 물론 화성시 봉담에 다문화 도서관이 따로 있긴 합니다. 하지만 거리가 먼 사람들이 더 많잖아요?

Q.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에서 도서관 업무를 하는 데 정말 필요한 분이 아닐까 해요. 화성시 도서관과 남양도서관이 이용자들에게 어떤 도서관이 되길 바라세요?

그냥, 편하게 올 수 있는 곳이요. 가면 편하고, 즐겁고, 또 가고 싶은 곳. 모두에게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화성시 시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윤정자 과장의 눈은 소녀처럼 반짝였다. 끝으로 윤 과장이 <독서신문>을 위해 추천한 책은 이종은 작가의 『아무도 나에게 생활비를 주지 않는다』(2022)였다. 자식 교육에 헌신한 여성이 노후에 자신을 보살필 기반이 없음을 자각하는 내용으로, 현대 사회 복지 문제와 가족에 대한 의미 모두를 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여성과 가족, 복지 문제를 고민해 온 윤 과장다운 추천. 다양한 시민들의 삶의 질을 위해 노력하는 화성시 도서관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독서신문 유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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