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희의 PR 토크] 독서와 PR
[박찬희의 PR 토크] 독서와 PR
  • 박찬희
  • 승인 2024.07.0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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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희 ㈜박찬희 PR 대표

스마트폰에 많은 것을 의존하다 보니, 책 읽기를 점점 멀리하게 되는 것 같다. 100% 육박하는 인터넷 보급률이 독서율을 떨어뜨리는 것이 분명하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문고판 책을 핸드백에 넣고 수시로 꺼내 읽었던 옛 지하철 풍경을 이야기하면, 문고판이 무슨 말인지조차 모르는 젊은 친구들이 태반이다.

캐나다의 영문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인 마샬 맥루한(1911-1980)은 생전에 모든 미디어는 인간의 확장이고, 전자매체로 인해 정보가 폭발적으로 공유되는 지구촌이 오리라 예견했었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 세대들은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로 인식한다고 하니, ‘미디어가 메시지’라는 그의 난해한 주장이 이제 조금은 수긍이 된다.

그의 말처럼 이제는 정보의 지구촌 시대이다. 다만,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지식의 양보다는 지식의 질이 더 중요해졌다. 그리고 이를 판별해 내는 능력이 21세기 디지털 세계를 살아가는 경쟁력일 것이다. 독서를 위한 PR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이유이다.

미국은 IT 선진국임에도 최고 수준의 독서량을 유지한다. 그 저변에는 오랜 기간 교육, 문화 등 사회 전반적인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그중 하나로 1930년대 미국인 PR의 대가 에드워드 버네이즈의 유명한 PR 캠페인이 떠오른다.

당시 책이 잘 안 팔리자, 유명 출판사들은 그에게 독서 PR 캠페인을 의뢰한다. 그는 가장 먼저 주택 건설, 인테리어 업자들을 찾아 나섰다. ‘책장이 있는 곳에 책이 있게 될 것’이라는 논리를 펴며, 붙박이 책장 인테리어를 설계하도록 설득했다. 책은 지성과 문화의 상징이고, 이에 미국 사회의 미래가 달렸다는 그의 주장에 이들이 동참했다. 1930년대 지어진 미국 주택에 붙박이 책장이 많은 이유이다. 새로 지은 집마다 들어선 거실 서재에 책들이 채워지며 그의 PR 캠페인은 보기 좋게 성공한다.

2006년 말 내가 스타벅스에 입사했을 당시, 네이버와 함께 ‘책 읽는 대한민국’ 독서 캠페인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스타벅스 매장에 네이버 서재가 설치되었고, 출판사에서 매달 1,000권 이상의 책을 제공받았다. 다만, 책이 마케팅의 들러리로 활용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사람들로 붐비는 매장 영업에 지장을 주기도 하고, 출판사나 고객, 그리고 직원들이 호응도 갈수록 떨어졌다. 이에 커피와 독서의 공통적인 본질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스타벅스 브랜드 핵심 가치는 사람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고, 영혼을 살찌우는 것이다.

바로 독서가 주는 가치와도 겹친다 생각했다. 이를 바탕으로 책과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소모임으로 진행하니, 비로소 커피 향 가득한 독서 캠페인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이렇게 시작된 ‘책 읽는 스타벅스’는 그 후 5년이 흘러, 2011년 ‘정관헌에서 명사와 함께’ 행사로 발전한다. 2019년 코로나로 중단될 때까지 10년간 70여 명의 저자와 2만여 명의 시민이 참여한 문화재청과의 성공적인 민관 협업 행사로 매년 봄가을 계속되었다. 모든 PR 캠페인이 그렇듯, 독서 캠페인 역시 핵심가치에 집중할 때, 참여자들의 자발성과 진정성을 이끌어낼 수 있을 보여준 사례였다.

핸드폰 약정 기간이 다가오면 통신사마다 백화점 상품권부터 전자제품까지 사은품 공세가 보통이 아니다. 그 막대한 예산의 일부를 독서 진흥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보급률과 OECD 최저 수준의 독서율 사이의 갭을 메꾸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젠 기업도 나서야 할 때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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