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비극적인 방식으로 삶을 마감한 후, 그의 아내이자 이 책의 저자는 본격적으로 죽을 권리 운동에 뛰어든다. 저자의 말처럼 처음부터 산다는 선택지는 없다. ‘나다움’을 지킨 채 삶을 마무리하는 방식과 고통에 잠식당한 채 언제 올지 모르는 죽음을 기다려야만 하는 또 다른 방식이 있을 뿐이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시작해 죽음의 문제를 사회적 대화로 확장하는 이 책은 죽음을 막연한 미래, 껄끄러운 주제로만 남겨둔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때로는 눈물 흘리게,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며 독자를 대화에 초대하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더는 논의를 미룰 수 없는 주제에 관한 사유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 나의 때가 오면
다이앤 렘 지음 | 황성원 옮김 | 문예출판사 펴냄 | 336쪽 | 1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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