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이름이 아니라 테라는 땅, 대지를 의미하는 라틴어다. 그리고 공간, 용기라는 뜻의 아리움은 많은 시설물이나 공공공간에 사용되는데 이 두 가지를 합치면 ‘작은 숲’이라는 의미의 ‘테라리움’이 된다.
본래 테라리움은 식물이 살던 자생지의 환경을 상자 속에 재현해 먼 곳까지 운반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다. 지금은 테라리움을 위한 용기나 관련 제품이 많아졌고 이전보다 훨씬 다양하고 신비로운 방식으로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핵심은 테라리움이 생겨난 이유처럼 식물이 건강하게(자연의 모습과 흡사하게)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지난 1일 테라리움 창작팀 ‘구의정원’을 이끌고 있는 김윤구 작가는 파주 지혜의 숲 지지향갤러리에서 『테라리움 잘 만드는 법』 출간 기념 북토크를 열었다. ‘가장 쓸모 있는 식물지식’을 알려주는 이 실용서는 테라리움의 역사와 원리뿐 아니라 유리병 테라리움, 육면체 테라리움, 그리고 육지와 물이 공존하는 팔루다리움에 이르기까지, 김윤구 작가의 모든 노하우를 아낌없이 담아냈다. 특히 일본 저자들의 영향력이 큰 국내 테라리움 관련서 분야에서 최초로 한국인 테라리움 전문가가 저술했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
일러스트는 식물 일러스트레이터로 알려진 아피스토(신주현) 작가가 맡아, 실용서 문고로서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모든 정보를 세밀화 일러스트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 다른 테라리움 관련서와는 다른,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최근 테라리움이라는 장르가 하나의 취미로 거듭나고 있는 상황에서 신주현 작가는 “SNS나 온라인으로 연결된 세상에서 식물을 키우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하나의 연결고리가 생겨난다”며 “식물은 사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공적인 관계도 맺어주는, 나아가 관계를 확장해주는 매개체의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김윤구 작가는 “식물이 있는 공간과 없는 공간이 확연히 다른 이유는 초록색, 녹색이 우리에게 엄청난 에너지를 전달하기 때문”이라며 “많은 분들이 위로와 치유, 재생의 에너지를 얻는 녹색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테라리움을 즐겼으면 한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독서신문 이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