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매년 찾아왔지만, 이 계절과의 조우가 ‘공포’로 다가오는 사람은 적지 않다. 매년 사상 최고를 찍는 ‘폭염의 온도’가 그 이유다. 하지만 기후위기 문제는 단지 더위만의 문제가 아니다.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밀과 쌀의 생산량은 급감해 경제에 악영향을 주며, 아프리카와 중동의 내전 확률이 높아져 폭력 범죄 수가 증가한다. 무엇보다, 더위로 수많은 사람이 죽는다. 기후 저널리스트 제프 구델이 쓴 『폭염 살인』은, 이러한 문제들을 조망하는 ‘폭염 르포르타주’다. 평균기온 45도를 웃도는 파키스탄부터 남극, 파리 등을 횡단하며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폭염의 참상을 기록했다. 최재천 교수의 말처럼, 인간 진화의 속도를 앞지른 폭염의 진행 속도. 서늘한 에어컨의 냉기 이면에 부글부글 끓는 두려운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모두의 삶을 위해서.
■ 폭염 살인
제프 구델 지음 |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 508쪽 | 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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