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에도 분명 자연은 감동을 선사하는 장면을 끝없이 만들어 내고 있고 생명은 신비로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을 것이다. 책은 우리가 정작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 곁에서 평화롭고도 분주하게 생활하고 있는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인다. 철새의 뇌에는 마치 남침반, 날씨 위성이 장착되어 있는 듯하고, 수컷 모기는 몇 킬로미터 밖에 있는 암컷 모기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땅속을 활보하는 식물의 뿌리는 흙의 희미한 화학적 구성까지 감지하고, 나무는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를 형성해 다른 나무들의 안위를 묻고 마음을 쓴다. 이렇듯 모든 생명은 각자 놀라운 방식으로 살아가는 자유롭고도 독립된 개체이고 동시에 이 세상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는 구성원이기도 하다. 책을 통해 고독과 유대, 자유와 단합을 넘나드는 동물과 식물, 그리고 인간과 그 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니나 버튼 지음 |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펴냄 | 360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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