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가정과 사회, 모두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채 사각지대 속에서 폭력을 맞닥뜨린 주인공 ‘라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끊임없이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아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엄마, 자신의 죄가 외부에 알려질 기회를 교묘히 막는 아빠, 엄마 스스로 선택한 일이라며 방관하는 할머니, 자신이 보호해야 하는 일곱 살짜리 쌍둥이 동생… 소설은 라라의 기억을 통해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폭력과 맞닥뜨린 아이의 내밀한 감정과 상황을 깊이 있게 그려 낸다. 그리고 끝내 폭력에 굴복하지 않았던 엄마처럼, 자신과 엄마를 외면했던 사회에 아프도록 날카로운 목소리를 낸다. 그 목소리는 사회적 인식의 사각지대에 일침을 가하며, 무관심한 사람들의 마음을 서늘하게 관통한다.
■ 나는 나쁜 딸입니다
파스칼린 놀로 지음 | 김자연 옮김 | 라임 펴냄 | 120쪽 |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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