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는 물속에서 살지만, 사람과 마찬가지로 허파 호흡을 하는 포유동물이다.
그래서 상처를 입어 움직이지 못하면 무엇보다도 물 위로 올라와 숨을 쉴 수 없게 돼 쉽사리 목숨을 잃곤 한다.
범고래들이 어린 향유고래를 사냥할 때도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한다.
어린 고래가 물 위로 올라와 숨을 쉬지 못하도록 빙빙 돌며 포위 공격을 해 결국 물속에서 익사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고래는 어떻게 해서 물속에 살면서도 물에서 숨 쉬지 못하는 동물이 됐을까?
생물학자이자 책 『고래는 물에서 숨 쉬지 않는다』의 저자 앤디 돕슨은 이렇게 말한다.
“이 모든 것은 자연의 선택이자 진화다. 그러나 위대한 성공작은 아니다.”
우리는 생물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환경에 최적화된 모습으로 진화한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자연 속에는 굉장히 비합리적이고 비경제적인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들이 무수히 존재한다.
포식자와 먹잇감, 탁란하는 뻐꾸기와 탁란당하는 새, 암컷과 수컷 사이의 확률 게임…
생물의 완벽한 진화를 가로막는 갈등과 그로 인해 벌어진 놀라운 사건들은 차례차례 우리를 거대한 지적 충격 속에 빠뜨린다.
그리고 이 기나긴 이야기의 끝에 다다라서는 생물의 세계를 바라보던 것을 멈추고 인간에게 주어진 스포트라이트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인간이 자연을 거슬러 나아가고 있는 걸까? 인간은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
책은 완벽하지도 위대하지도 않은 모습으로 ‘마침내 살아남은 것들’에 대한 매혹적인 탐구이자 그 속에서 발견한 삶 그리고 생존의 고찰이다.
『고래는 물에서 숨 쉬지 않는다』를 통해 끝까지 ‘살아남는 것’과 ‘승리하는 것’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알아보자.
출처: 『고래는 물에서 숨 쉬지 않는다』
앤디 돕슨 지음|정미진 옮김|포레스트북스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