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이 빛나는 강과 고요하고 너른 들판이 펼쳐진 매우 느리게 시간이 흘러가는 곳, 아이오와 시티. 선배 문학가들이 먼저 다녀갔고, ‘문학의 도시’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지만, 시인에게 있어 아이오와는 체류 전후로 인생의 축이 나눠질 정도로 많은 가치관의 변화를 일으킨 곳이기도 하다. 한 번도 외부인의 시선에서 한국을 바라볼 기회가 없었던 시인은 오히려 자신에게 가장 가까웠던 모국에서 한 발 떨어짐으로써 ‘한국 작가’로서의 자신의 정체성과, 언젠가부터 미세하고 납작해져버린 기존의 삶에 관해 깊이 고민하게 된다. 그렇게 책은 지구 반대편에서 마주친 다양한 작가들과 이민자들의 삶을 마주하며 변화한 시인의 내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천진난만한 시인의 언어로 녹아 있는 사유들을 보다 보면 자신만의 아이오와를 찾아 떠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삶의 반대편에 들판이 있다면
문보영 지음 | 한겨레출판 펴냄 | 300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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