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유튜브 채널의 모집공고 때문에 또 한 번의 문해력 논란이 일었다. 이 채널은 구독자가 185만 명이나 되는 코믹무비 콘텐츠 채널인데, 이곳에서 배우를 모집하는 공고에, 모집인원을 ‘0’명으로 게재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구직공고에서 ‘0명’이라는 의미는 1단위 수의 구직자를 채용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모른 몇몇 네티즌들이 “0명을 모집하는데 왜 공고를 올리냐?”며 반박을 한 것이다. 문해력 부족의 문제가 학생들을 넘어 일반 성인에게까지 전 연령대로 확산하고 있는 심각한 현실을 반영하는 또 하나의 예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러한 해프닝을 방지하기 위한 문해력 향상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유네스코는 문해력을 ‘글을 읽고 쓰는 기초능력’, 나아가 ‘글을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문해력이 좋다”는 의미는 ‘글을 읽고 올바로 이해하고,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비판적으로 사고하여 선택적으로 수용한 후에,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물론 이러한 단계의 문해력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장르와 주제를 다룬 글 읽기는 기본이다. 그리고 그러한 글 읽기에 더해 다음의 3가지를 함께 연계해야 한다.
먼저 ‘자료조사’의 단계이다.
글을 읽은 후, 글의 내용과 연관된 자료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더욱더 많은 자료를 읽어 주제에 대한 정보를 더 깊이 있게 습득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므로 문해력을 향상할 수 있다. 특히, 자료조사의 과정에서 찾은 방대한 자료 중, 어떤 자료나 내용을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고 조율하는 디지털 문해력을 향상할 수 있다. Monterrey 대학의 Isolda Margarita 교육학 교수는 ‘자료조사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효과적인 정보 검색기술, 전문적인 글의 이해도, 글쓰기 기술, 나아가 학술적인 문해력을 향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글쓰기’의 단계이다.
글을 읽으며 작성하는 메모에서부터, 독서 후 책의 내용에 관한 질문에 답을 작성하거나 혹은 줄거리를 작성하는 일, 그리고 주인공에게 편지를 쓰거나, 찬반토론 후 주제에 관한 자신의 입장과 이유를 정리하는 일이나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조사, 자료를 활용한 논쟁 글쓰기 같은 독서 후의 글쓰기 활동은 문해력 증진에 큰 도움을 준다. 애리조나 주립대학 Steve Graham 교수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독서 후의 글쓰기를 한 학생은 글 읽기와 토론에 머문 학생보다 작가의 글의 구성 방법, 의도나 의견 등을 더욱더 잘 파악하여 문해력 향상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토론’의 단계이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Firetto Carla 교육심리학 교수와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Karen Murphy 교육심리학 교수는 강의 시간에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여했던 학생들일수록 글의 본문 이해도와 논쟁 글쓰기 실력(글을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능력, 문해력)이 향상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토론해야 할까?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글의 경우, 책을 읽고, 그 책에 나오는 사건과 캐릭터, 그리고 주제에 관하여 토론하는 것이다. 책을 읽고, 처음과 중간 그리고 끝을 나누어 중요한 사건 순서대로 줄거리를 나열한 후, 주인공의 각 성격과 특징 등을 분석하고 작가가 책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자유롭게 토론(북토론)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단순한 글 읽기를 넘어 책과 자기 삶을 연결해 책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일리노이 대학의 Raphel Taffy 교육학 교수는 ‘북토론을 통해 학생들은 정보를 통합하는 능력, 자신의 경험을 주제와 연결하는 능력, 생각을 글로 작성하는 능력, 색다른 시각을 갖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라고 했고, 이슬라믹 아자드 대학의 Mojgan Raschtchi 영어학 교수는 ‘신문 기사와 같은 정보성의 글은, 신문 기사를 읽은 후 논란이 되는 사회 이슈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정하고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이유를 말하는 것이 문해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상대방의 논지를 듣고 반박하는 찬반토론을 통해 학생들은 정보를 습득하는 것에서 나아가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언어능력(독해력)을 향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문해력이 향상되면 비판적 독서를 할 수 있고, 비판적 독서가 가능해지면 분명한 논리와 근거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고 나아가 상대를 설득할 수도 있다. 강사가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주입하는 방법이 아닌, 학생들이 직접 읽기와 자료조사, 글쓰기 그리고 토론의 과정에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해주는 것이야말로 문해력을 향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