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신도시, ‘초월시’에서 재건축을 앞둔 구축 아파트를 배경으로 귀신 소동·자살 사건·동물 학대 사건 등 각종 사건이 일어나는 가운데 평범한 가정주부 은주는 집값을 수호하겠다는 일념으로 직접 사건 해결에 뛰어든다. 1주택 갈아타기·갭 투자·전세 사기 등 한국 부동산 시장의 현주소를 생생하게 묘사하며, 비밀번호를 수집해 빈집에서 자고 다니는 사람, 서로 드잡이질하는 이웃들, 부동산 만능주의에 젖어 있는 사람들… 뉴스를 틀면 나오는, 우리 주위에 충분히 있을 법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담아냈다. 이렇듯 저자는 부동산을 둘러싼 욕망과 그에 빠져 자신을 잃어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절규를 과감히 그려낸다. 집은 사는 것(Living)이 아니라 사는 것(Buying)이 될 때 지옥이 된다고 말하면서.
■ 새들의 집
현이랑 지음 | 황금가지 펴냄 | 372쪽 |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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