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간 형제복지원의 진상을, 그리고 피해자와 생존자의 투쟁을 기록해온 저자가 그동안의 기록을 정리하여 펴냈다. 저자는 책을 통해 형제복지원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꾸준히 이어진 ‘빈곤 청소’와 고립의 현대사에서 기인한 것임을, ‘국민을 지배하는 권력’이라는 모순이 낳은 필연적인 사건임을 말하고 있다. 몇몇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다뤄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피해자의 외침을 듣고도 방관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피해자의 권리 구조와 명예 회복에 무관심하다. 저자가 계속해서,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진실은 성실하게, 지루하게 흘러간다”라고.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진실이 제 갈 길을 가는 침묵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그것은 ‘지금, 여기’에서부터라고 말하면서.
■ 고립된 빈곤
박유리 지음 | 시대의창 펴냄 | 284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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