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와 코로나19 확산과 이태원 참사. 이들을 각각의 사건처럼 보이지만 우리 기억 속에 서로 뗄 수 없는 일들로 차곡차곡 엉겨 있다. 지난 10년간 반복되어온 사회적 참사들은 그 일을 직접 경험한 사람은 물론, 간접적으로 목격한 우리의 몸과 마음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참사는 과연 무엇을 남겼으며, 무엇을 앗아갔을까. 책의 저자들은 반복되는 참사 속에서, 우리 각자의 삶에 달라붙은 감정이나 정서를 ‘정동(affect)’이라 명명하며 이를 추적한다. 그렇게 탐구하고 기록한 참사 속 정동의 계보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에게 누적된 무관심과 무기력의 실체가 조심스레 모습을 드러낸다. 결국, 책은 무관심과 책임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 내가 나의 자유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독자들에게 묻는다. 이는 동시에 ‘내 삶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와 같은 물음이기도 하다.
■ 달라붙는 감정들
김관욱, 김희경, 이기병, 이현정, 정종민 지음 | 아몬드 펴냄 | 225쪽 | 1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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