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단법인 한국결혼장려운동연합 임원진은 힘을 모아 『국가 소멸 위기의 저출산문제 해결 방안』을 출간했다. 우리 사회에 고착화된 기혼자의 저출산과 양육비, 미혼자의 결혼정책과 주택문제, 사교육 분야의 교육 개혁과 지방 소멸 등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을 제안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20일 사단법인 한국결혼장려운동연합 기획위원이자 결혼정보회사 노블홍 노블레스 대표인 홍유진 박사를 만나 저출산 위기에 직면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물었다.
Q. 사단법인 한국결혼장려운동연합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사단법인 한국결혼장려운동연합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마음을 모은 비영리 공익법인입니다. 단체의 목소리를 내려고 하기보단 자영업자도 이렇게 저출산과 결혼장려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으니 귀 기울여달라는 뜻에서 이번 책을 냈습니다.
Q.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는 결혼을 해야만 아이를 낳고 길러야 한다는 인식이 매우 강합니다. 동거에 매우 보수적이며 비혼으로 아이를 낳은 방송인 사유리 씨 또한 특이하게 봅니다. 하지만 프랑스의 사례를 보면 ‘팍스 제도’ 도입 이후에 출산율이 확 올라갔습니다. ‘팍스 제도’는 동거하는 커플이 아이를 출산할 경우 결혼한 커플과 동등하게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이렇게 결혼을 하지 않아도 아이를 낳고 싶다면 아이를 낳을 수 있게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결혼정보회사 대표이신데 동거 커플, 비혼자의 출산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사회 전반에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면 기혼이냐 비혼이냐를 떠나서 사회 구성원 모두의 행복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착화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면 숲을 먼저 보고 나무를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법적으로 묶인 관계만 지원해 주는 것은 나무만을 보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은 인위적이거나 파격적이라고 느껴질지라도 혁신적인 정책을 마련하여 결혼과 출산을 위한 환경을 조성할 때입니다.
Q. 현 정부의 결혼 장려, 저출산 지원 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현 상황을 보면 저출산 고령화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직속기관인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지방시대위원회, 교육 문제를 다루는 국가교육위원회, 노동 문제를 다루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각 기관의 정책이 조화를 이루지 않고 각기 전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먼저 단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육아는 부부 공동의 일’이라는 인식이 높지만, 실제 육아 분담 정도는 여전히 엄마 쪽이 70%인 현실입니다.
예전에 비해 남성들의 육아 참여가 활발해졌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여성만 육아 휴직을 하면 안 되고 남녀가 동시에 육아 휴직을 해야 합니다. 또 1년 2년으로는 부족하고 3년씩은 쉬어야 합니다. 공무원과 공기업에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육아 휴식을 사용할 수 있지만 사기업에서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기업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다양한 육아 휴직 정책이나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Q.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MBN ‘고딩엄빠’와 같이 불행한 결혼 생활을 보여 주는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극적인 소재를 다뤄야만 이슈가 되는 것은 알지만, 젊은 사람에게 결혼이 잘못된 제도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능프로그램이 천편일률적으로 제작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방송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조금 더 순화하여 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혼의 부정적인 부분만을 부각할 것이 아니라 행복한 가정의 모습, 아이를 키우는 보람 등 결혼의 긍정적인 부분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결혼 인식 개선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2014년 대명그룹 결혼정보부문 대표 재직 시절 결혼 장려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중 매체와 언론의 역할이 가장 크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예를 들어, 2014년 노부부의 사랑을 그린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480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하며 크게 흥행했습니다. 이 영화 한 편으로 결혼을 대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 바뀌었듯이 지속적으로 결혼의 긍정적인 부분을 비춘다면 결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Q. 독서신문 인터뷰이에게 공통으로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독서신문 독자를 위해 책 한 권을 추천해 주세요.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사람을 상대할 때 너무 과하거나 들뜨지 않았는지 저를 되돌아 보고 마음을 다듬게 됩니다. 또한 ‘무소유는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필요 없는 것을 안 갖는 것’이라는 구절이 와닿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진정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독서신문 한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