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차게 세상을 움직여온, 일본 근대 여성 소설과 페미니즘 소설의 개척자 다무라 도시코의 책이다. 책에 실린 각각의 작품들은 지금까지도 계속 중요하게 다뤄지는 성폭력, 가정폭력, 불륜, 여성과 일, 동성애를 주제로 하고 있다. 이렇듯 저자가 주로 다룬 주제들은 자의식에 눈뜬 여성의 자립 의지와 그것을 꺾는 현실의 대립, 남성과 대등한 입장에서 살기 위해 끝까지 타협하지 않는 여성의 절규에 가까운 반항의식 등이 대부분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여주인공들은 파멸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자의식을 보여주고 있으며, 자신의 내면을 지배하려는 타인과 사회를 완강하게 거부한다. 그래서일까. 그 시대의 여성들 모습이 아닌 지금 읽어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 오히려 그녀들의 생각이 지금보다 더 도발적으로 보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 우리, 여성들의 삶을 보여주는 듯하다.
■ 단념
다무라 도시코 지음 | 유윤한 옮김 | 궁리 펴냄 | 296쪽 | 15,000원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