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차 ‘경단맘’의 인생 주도권 되찾기 『면접 보러 가서 만난 여자』
12년 차 ‘경단맘’의 인생 주도권 되찾기 『면접 보러 가서 만난 여자』
  • 한주희 기자
  • 승인 2024.04.0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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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육아로 경력단절된 여성을 뜻하는 ‘경단녀’. 우리 사회에는 얼마나 많은 경단녀들이 있을까?

통계청의 ‘2023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기혼여성의 고용현황’ 발표에 따르면 경단녀 가운데 40%는 자녀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뒀고, 10년 이상 재취업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 15~54세 미취업 기혼여성 283만 7천 명 중 경단녀는 134만 9천 명으로 47.6%를 차지한다.

요즘은 이처럼 육아를 하다 경력이 단절되었다가 취업전선에 나온 여성들을 ‘떠밀려 나온 여자’라고도 부른다. 여기, 그렇게 떠밀려 나온 12년 차 ‘경단맘’이 있다.

[사진=담담글방]
[사진=담담글방]

삼 형제가 차려주고 백수 남편이 떠먹여 준 취업이란 이름의 인생 도전기

대기업을 다니던 남편의 갑작스러운 퇴사, 그리고 코인 투자로 퇴직금을 날린 후 삼 형제를 키우며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온 한 엄마가 취업전선으로 내몰렸다.

600여통의 이력서를 날려 보냈지만 돌아오는 회신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마케팅 회사에서 한때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을 꿈꾸던 저자는 그렇게 현실이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힌다.

“저희는 신입을 뽑는데 나이가 많으셔서 어렵겠네요.”
“지난여름 공고에도 지원하셨지요? 이번에 안 되시면 다음에도 지원하실 것 같아서 뵙자고 하였습니다. 저희는 젊은 친구를 찾고 있어요.”

뒤늦게 취업 전선에 뛰어 든 저자는 국민 스스로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실시할 수 있도록 훈련비 등 지원하는 국민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기도 했다. [사진=담담글방]
저자가 발급 받은 국민내일배움카드. 이 카드는 실업자, 재직자가 직업능력개발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훈련비를 지원한다. [사진=담담글방]

미나리 농장을 지원했는데, 우리나라 여자(?)는 못 한다며 퇴짜를 맞기도 한다. 그리고 드디어 12년 만에 처음 정규직으로 취업에 성공한다.

정말 기도를 마치자마자 면접관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그 내용 속에 바라던 합격 소식이 들어있었다. 눈물이 펑펑 났다. 12년 만에 가진 일자리였고, 수백 통의 이력서 끝에 얻게 된 취업이었다. 최저 시급이었지만 설거지 공장이 아니더라도 어디를 가나 마찬가지였을 거고, 무엇보다 다섯 시면 퇴근을 하니 남편이 안 하더라도 나 혼자 돈도 벌고 애들 키우는 일도 가능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설거지 공장에서 밝은 미래를 꿈꾸던 저자는 또 다른 한계에 부딪히고 그때마다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사진=담담글방]
[사진=담담글방]

“열심히 살아도 좀처럼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이 꽤 오래 나를 따라다녔다.”

아이를 잘 돌보고 싶어서, 주변에 급할 때 아이를 맡아줄 부모님이나 다른 긴급 보호자가 없어서, 아이가 아파서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들이 많다.

『면접 보러 가서 만난 여자』는 ‘경단녀’ 혹은 ‘엄마’라는 이름 아래 자신의 것을 지키고 키우지 못한 이들에게 바치는 글이자 인생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저자의 성장을 담고 있다.

“다음 면접을 준비해야 한다.”

굴욕적인 면접 이후에도 금세 마음을 다잡고,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가는 저자의 모습은 많은 경단녀 엄마들에게 용기를 줄 것이다.

[독서신문 한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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