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저자는 이러한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그리고 독자와 더불어 자본주의 역사에서 그 답을 찾아가고자 한다. 책 속 주인공들은 땅 밑에서 밤낮없이 일하는, 가장 낮은 존재인 두더지들로 아빠 ‘밥’과 딸 ‘로즈’가 자본주의 역사를 시민 정치의 눈으로 이야기한다. 동물들을 앞세웠지만, 결코 귀엽거나 가볍지만은 않다. 책은 시민들이 부당한 질서에 맞서며 자신들의 권리를 관철하려 한 정치적 과정을 녹아냈다. 두더지들은 학습하고 연대하면서 사자, 호랑이, 여우 등 강자들의 통치에 맞서는데, 이러한 이들의 정치적 여정은 인클로저 운동부터 프랑스 대혁명, 러다이트, 신자유주의 등장, 그리고 코로나19 사태까지 자본주의의 주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중꺾마’,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처럼 절망 속에서도 결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조상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 세상을 묻는 너에게
유범상 지음 | 유기훈 그림 | 마북 펴냄 | 272쪽 | 1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