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세처럼, 엉뚱한 모험에 ‘재능 낭비’해보세요
나루세처럼, 엉뚱한 모험에 ‘재능 낭비’해보세요
  • 한주희 기자
  • 승인 2024.0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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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 살까지 살기
‘천재 비눗방울 소녀’라는 타이틀로 방송 출연하기
고등학교 입학식에 머리를 박박 밀고 나타나기
겐다마와 마술로 자기소개하기
일본 최대의 만담 대회 M-1 그랑프리 출전하기
폐점까지 한 달 남은 백화점 생중계에 매일 나타나기

삶이 무료하게 느껴질 때 새로운 도전만 한 게 없다지만, 이 일들을 이루는 것은 다소 무리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 황당할 정도의 행동력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돌진하는 중학생이 있다. 바로 일본 소설 『나루세는 천하를 잡으러 간다』의 주인공 나루세 아카리다. 나루세는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못 하는 게 없는 다재다능 소녀다. 툭 하면 조례대에서 교장에게 온갖 상을 받을 정도다. 이런 나루세가 괴짜라고 불리는 이유는 엉뚱한 모험에 자신의 재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재능 낭비’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시마자키, 나는 비눗방울 만들기로 끝까지 가보려 한다.”

나루세는 그렇게 말하고 현관을 나갔다.

며칠 뒤, 나루세는 지역TV의 저녁 프로그램 <구루링와이드>에 출연했다. 천재 비눗방울 소녀로 소개된 나루세는 부자들이나 기를 법한 커다란 개 정도 크기의 비눗방울을 만들어 날리며, 리포터를 맡은 지역 출신 개그맨에게 “섞는 풀의 비율이 중요해요”라고 설명했다.

다음 날, 같은 반 여학생 일부가 나루세를 둘러쌌고 방과 후에는 나루세의 강의로 비눗방울 교실이 열렸다.

그 종잡을 수도, 의도를 파악할 수도 없는 행동에 친구들은 그를 멀리한다. 하지만 나루세는 주위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직 자신의 길을 갈 뿐이다. 왜 그런 일을 하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한다. “이런 시기라도 할 수 있는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나루세가 말한 ‘이런 시기’란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이다. 나루세는 답답한 마스크를 쓴 채 고립되어 자란 일명 ‘코로나 세대’지만, 늘 자신의 곁에 있어 주는 친구 시마자키와 함께 가장 빛나는 청춘의 페이지를 알차게 채워나간다.

이런 나루세의 행보에서 왜 가끔은 엉뚱한 모험에 떠나야 하는지, 왜 때로는 ‘재능 낭비’를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시간이 흘러 돌이켜 봤을 때 호쾌하게 웃을 수 있고, 아련하게 그리워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을 쟁취할 수 있는 건 바로 인생의 주인, 나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나루세처럼, 엉뚱한 모험에 전력으로 재능을 낭비해 보는 건 어떨까?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가 아니게 된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낭비가 아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보다,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사는 것보다 우선순위는 없으니까.

[독서신문 한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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