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인에게 파인애플 피자와 김민재란?” 알베르토 몬디에게 묻다
“이탈리아인에게 파인애플 피자와 김민재란?” 알베르토 몬디에게 묻다
  • 한주희 기자
  • 승인 2024.02.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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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출신 방송인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알베르토 몬디가 새로운 이탈리아 이야기로 돌아왔다. 2017년 출간한 『이탈리아의 사생활』을 『지극히 사적인 이탈리아』라는 제목으로 새단장하여 재출간했다. 이번 개정증보판에서는 언어와 마피아에 대한 챕터가 추가됐으며, 2023년 이탈리아 프로축구 리그 세리에A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김민재 선수의 활약상까지 다뤘다.

“김민재는 나폴리 사람들에게 가장 완벽한 수비수로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이다. 평생 나폴리에 가면 밥값을 안 내도 될 것이다. 어쩌면 나폴리 피자에 파인애플을 올려도 한 번은 봐줄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가 그런 무례를 범할 일은 없겠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이 부분에서 알 수 있듯, 축구와 음식에 있어서 이탈리아인의 열정은 타국의 추종을 불허한다. 또한 이탈리아에는 한국의 ‘정情’이라 할 수 있는 ‘칼로레calore’가 있다. 알베르토의 말대로 분명 이탈리아 사람들은 나폴리의 영웅이 된 김민재 선수에게 너도나도 밥을 사주려 할 테니 말이다. 지난달 24일 알베르토 몬디에게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고유한 매력이 있는 이탈리아에 대해 직접 물었다.

창덕궁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인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 [사진=알베르토 몬디 인스타그램]
창덕궁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인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 [사진=알베르토 몬디 인스타그램]

Q. 7년 만에 개정판을 낸 이유는 무엇인가요?

시간이 흐르면서 이탈리아 상황도 계속해서 바뀌다 보니 업데이트해야 할 정보가 많았어요. 한국 생활과 방송 활동을 하면서 한국 사람들이 이탈리아에 대해 궁금해하는 부분들을 알게 돼서 그런 내용도 추가하고 싶었고요.

많은 한국 사람이 이탈리아 사람들은 모두 이탈리아어를 쓴다고 생각하지만, 이탈리아에는 28개의 공식 언어가 있어요. 이탈리아어는 공용어일 뿐이에요. 즉 공식어 28개 중 하나가 이탈리아어인 거죠. 사투리만 해도 400개가 넘어요. 기차에서 30분 졸다가 내리면 쓰는 사투리가 바뀌어 있어요. 그래서 이탈리아는 언어학자들이 좋아하는 나라예요. 통일된 지 얼마 안 돼서 아직까지도 지역마다 옛날 언어가 살아있으니까요.

또 한국에서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주제 중 하나가 마피아인데요. 제가 이탈리아 남부로 휴가를 다녀오겠다고 하면 다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피아 안 무서워요?”라고 물어봐요. 그래서 마피아에 대한 내용도 빼놓을 수 없었어요.

Q. 김민재 선수의 이야기도 나와요.

이탈리아에서 축구란 종교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중에서도 나폴리는 축구에 미친 도시로 통해요. 그런 나폴리에 우승을 안겼으니, 김민재 선수가 영웅 대접을 받는 건 당연하죠. 김민재 선수 덕분에 이탈리아에 다시 축구 열풍이 불 정도였으니까요. 김민재 선수의 SNS에 들어가면 지금 뛰고 있는 독일 리그의 팬보다 이탈리아 팬의 댓글이 더 많아요. 다들 김민재 선수를 너무 그리워하고 아직도 돌아오라고 하고 있어요. 저도 한국 선수가 이탈리아에서 활약하니까 정말 기뻤고 굉장히 재밌게 봤어요.

Q. “개인적으로 김민재가 나폴리를 한 시즌 만에 떠난 건 아쉽다. 하지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유벤투스가 나폴리를 상대하기가 조금이라도 편해졌기 때문이다. 김민재 이후로 이탈리아에 오는 한국 선수가 유벤투스와 함께 우승컵을 든다면 나도 나폴리 팬 이상으로 미칠 것 같다”라는 구절이 재밌었는데요. 유벤투스의 팬으로서 유벤투스에 영입했으면 하는 한국인 축구 선수가 있나요?

유벤투스 정신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에요. 그래서 많은 한국 선수와 잘 맞을 것 같아요. 연봉이 높아서 쉽지 않겠지만 손흥민 선수가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죠. 황희찬 선수도 이번 시즌 잘해주고 있고요. 개인적으로 황인범 선수도 정말 좋아해요.

알베르토가 이탈리아 현지 식당에서 먹은 피자 [사진=알베르토 몬디 인스타그램]
알베르토 몬디가 이탈리아 현지 식당에서 먹은 피자 [사진=알베르토 몬디 인스타그램]

Q. “이탈리아인이 파인애플 피자를 먹는 법은?”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기.” 이렇게 인터넷에는 이탈리아인이 피자를 혐오한다는 밈이 우스개로 퍼져있는데요. 음식에 진심이라는 점에서 이탈리아인과 한국인은 비슷한 것 같아요.

저는 재미있는 게 아침을 먹으면서 점심때 뭐 먹지, 점심을 먹으면서 저녁때 뭐 먹지, 저녁을 먹으면서 점심에 뭘 먹었는지에 대해서 얘기하는 민족은 이탈리아와 한국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탈리아인도 한국인처럼 음식에 관심이 많아요. 친구 만나면 뭘 먹었는지부터 얘기하고 꼭 먹어보라고 서로 추천하고, 같이 맛집 찾아보고 그래요. 그래서 특히 음식에 대한 부분을 풍부하게 써봤어요.

Q. 커피를 사랑하는 문화 또한 비슷한 것 같아요. 이탈리아만큼 한국에도 카페가 많아요. 그런데 이탈리아에서 ‘커피=에스프레소’라면 ‘한국에서 ‘커피=아메리카노’에요.

맞아요. 그래서 가끔 “아메리카노는 아예 안 마셔요?”라는 질문을 받기도 해요. 하지만 저도 아메리카노 많이 마시는걸요. 한국에도 에스프레소를 잘 내리는 카페가 많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아요. 아무래도 아메리카노 위주로 팔리다 보니까 아메리카노 맛을 내기 위한 로스팅을 하기도 하고요. 이탈리아 사람들도 아이스로는 안 마시지만,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진짜 많이 마셔요. 어찌 됐든 아메리카노도 이탈리아에서 만든 것이니까요.

한국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있는 알베르토 몬디 [사진=알베르토 몬디 인스타그램]
한국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즐기고 있는 알베르토 몬디 [사진=알베르토 몬디 인스타그램]

Q. 축구 선수였던 유년 시절, 록밴드 활동을 했던 대학 시절, 중국 유학 시절 등 다양한 경험이 책에 녹아 있어서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어요. 항상 새로운 경험을 하려고 하시는 편인 것 같아요.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최대한 많은 것에 도전해 보고 싶거든요. 그리고 저는 사실 실패를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아요. 이탈리아에 이런 속담이 있어요. ‘죽음만 해결책이 없다.’ 이 속담처럼 ‘실패해도 괜찮아,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을 거야’라는 마음 가짐인거죠.

Q. 한국 여행 가이드를 써볼 생각도 있으신가요?

요즘엔 글이 아닌 영상으로 한국 여행 가이드를 하고 있어요. 독일 출신 다니엘, 인도 출신 럭키와 함께 유튜브 채널 ‘354 삼오사’에 한국 여행 콘텐츠를 올리고 있는데요. 저희 강원도, 경상남도부터 부산, 상주, 포항, 울산 등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진짜 많이 다녔어요. 관광지, 맛집 정보도 많이 나오니까 한국 여행을 하려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Q. 『지극히 사적인 이탈리아』 외에도 에세이 『널 보러 왔어』를 내셨고, 동화책 『겨자씨 말씀』과 『나만의 별』 번역도 하셨어요. 이외에도 새롭게 써보고 싶은 분야가 있나요?

사실 요즘엔 일과 육아에 전념하느라 시간이 많이 없는데, 나중에 시간이 나면 소설을 써보고 싶어요. 여행 관련 콘텐츠는 유튜브를 통해 충분히 만들고 있으니까요. 아마 소설은 한국말로 못 쓰고 이탈리아말로 써야 할 것 같긴 해요.

피렌체 대성당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인 알베르토 몬디 [사진=알베르토 몬디 인스타그램]
피렌체 대성당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인 알베르토 몬디 [사진=알베르토 몬디 인스타그램]

Q. 이 책을 읽고 나면 이탈리아에 대해 어떤 인상이 남길 바라나요?

내가 어떤 나라랑 잘 맞거나 안 맞거나, 어떤 나라를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하는 것은 너무나 개인적인 경험에 달려 있어서 모든 사람이 이탈리아를 좋아했으면 하는 바람은 없어요. 그런데 여행을 갈 때 그냥 가는 거랑 알고 가는 거랑 완전히 다르잖아요. 그 나라에 대해 알고 가면 훨씬 더 풍부하고 깊이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죠. 아무래도 한국에서 이탈리아가 멀다 보니까 잘못 알려진 것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서 이탈리아 사람들은 아메리카노를 안 마신다는 거요. 우리 커피인데 말이죠. 이 책을 통해 이런 선입견을 줄이고 좀 더 정확한 정보가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 이탈리아 여행을 결심한 독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요?

예전에 중국 유학을 했을 때나 지금 한국 생활을 할 때나 항상 가지고 있는 생각이 있어요. 바로 ‘나는 여기서 손님이다’에요. 보통 남의 집에 가서 자기 집처럼 행동하지 않잖아요. 초대해 준 집주인을 최대한 따르려고 하죠. ‘로마에서는 로마의 법을 따르라’라는 속담처럼요.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 부딪히더라도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이런 마인드를 가지면 오히려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그 나라를 더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요.

[독서신문 한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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