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박은실 원장 “예술적 소양의 시작은 ‘독서’에서부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박은실 원장 “예술적 소양의 시작은 ‘독서’에서부터…”
  • 이세인 기자
  • 승인 2024.02.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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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야말로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고대로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인간의 역사는 행복을 찾는 여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질적인 면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의 만족을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지금, 문화예술은 우리에게 또 다른 가치를 제시한다.

그래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교육진흥원)은 사회가 제공하는 문화 활동에서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모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그 목소리에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더 가까이, 더 깊게 누리는 K-문화예술교육’이라는 비전 하에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온 이유다.

그 결과 2023년 우수직장 인증 획득 및 우수상을 수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 중 유일한 수상 기관이기에 더 뜻깊다. 박은실 원장은 다양한 문화 활동 중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무한한 삶을 경험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16일 마포구 상암동 교육진흥원 본사 아르떼 라이브러리에서 박은실 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박은실 원장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박은실 원장

Q. 독서경영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문화예술교육 행정이지, 그림을 그리고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것처럼 예술을 만들어내는 게 아닙니다. 예술의 향유를 위해 힘쓰고 있지만, 예술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으니 부족한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죠. 그래서 가장 먼저 예술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책’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직원들이 문화예술과 밀접한 업무를 하고 있어서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여겼고, 장기적으로는 회사뿐만이 아니라 직원들 개개인에게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인문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인문학적 사고는 어떤 문제를 대할 때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게 함으로써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사유를 확장해주죠. 즉, ‘무한한 삶의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데, 이런 삶을 살아가기 위한 첫 번째 덕목은 독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개인의 성향과 관심사에 따라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독서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측면에서 좀 더 인문학적 삶에 가까워지는 매개체가 됩니다.

Q. 북토크 반응이 좋았어요.

‘아르떼 북토크’는 다양한 분야의 저자를 초청해 운영한 강연회로 작년 6월부터 12월까지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마다 진행했습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회사가 위치한 상암동 인근 직장인분들과 주민들 총 350여 명이 참여하였으며,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매우 만족(평균 88점)이라는 응답을 얻었고요. 책 내용을 위주로 하는 기존의 북토크와는 달리 문화예술이 개인의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이야기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됐습니다. ‘어떤 삶을 살게 되었는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쓰게 되었는지’ 저자가 자신의 철학을 얘기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통해 잠시나마 건조했던 직장인들의 점심 문화를 바꿀 수 있는 시간이었죠. 북토크가 진행될수록 간접경험을 통한 개개인의 성장도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와 깊이 공감대를 형성할 때 자신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변화에 대해 간절함이 생기는데,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영향을 받곤 하죠. 북토크에 대한 반응이 좋았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여러 의견과 반응을 참고해 가급적이면 다양한 분야에 계신 분들을 모셔서 더욱더 깊은 소통을 하는 자리로 운영해보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Q. 북토크 이외에 소개할 만한 프로그램이 있다면요.

‘아르떼 라이브러리’라는 온·오프라인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육진흥원은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실행까지 이어지는 기관이라 전문 자료들을 많이 가지고 있죠. 실제로 8천여 건의 보유 장서와 연간 약 60여 종의 정기 간행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전문가들 위주로 운영되던 도서관이었다면 지금은 외부인도 쉽게 오갈 수 있도록 기관의 특성을 살려 공간을 좀 더 활성화했습니다. 또한, 기본이 되는 자료는 역시 책이지만 디지털 형식을 포함하여 콘텐츠 및 데이터까지 포괄하는 범위로 확장하고 있고요. 아르떼 라이브러리 누리집은 모든 국민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양질의 콘텐츠를 누릴 수 있도록 문화예술과 관련한 최신자료, 동영상, 칼럼 등 약 2만6천여 건의 전자기록물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Q.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으로 도서관을 조성했다고 들었습니다.

도서관 공간을 새로 활성화할 때 큐레이션의 범위를 넓히는 것에 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단순히 책을 어떻게 배치하는 게 좋을지, 새로운 책들을 어떻게 채우는 게 좋을지와 같은 큐레이션 기술을 보여주는 것만이 목표는 아닙니다. 북큐레이션은 책에 관한 ‘발견성’과 ‘활용성’을 높이게끔 의도하죠. 그래서 ‘사람들이 왜 도서관에 가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도서관이 책을 가지고 있어서 찾아갔다면 지금은 사람들이 안고 있는 고민, 생각들, 관심사를 읽기 위해 도서관을 찾곤 합니다. 도서관이 제공하는 서비스도 중요하게 작용하고요.

현재 공공도서관의 북큐레이션은 구체적인 주제를 기반으로 활동을 조직화하기까지 발전하지 못하고 단순한 주제별 추천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큐레이션을 할 때는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하죠. 큐레이션을 위한 큐레이션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까요. 구체적으로 달성하고 싶은 비전이 먼저 있어야 하고 그에 맞춰 큐레이션을 해야 하며, 이 큐레이션을 위해 무엇을 얻고 싶은지가 명확해야 합니다. 교육진흥원은 직장 내 독서문화 정착을 통한 국민 대상 양질의 정책 서비스 제공이라는 구체적인 독서경영의 비전을 갖고 다양한 콘셉트에 맞는 책으로 구성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나서는 이용자들이 도서관을 지속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그들의 관심사와 시의성에 맞춰 균형을 이뤘고요.

Q. 기업 내 독서경영을 실천하려는 내부문화는 어떤 게 있을까요.

사내 독서동아리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다독다독’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동아리로 8년째 활성화되어있죠. 서로 다른 직급의 분들이 참여해, 다양한 주제와 분야의 독서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북적북적’은 작년에 새로 신설된 독서토론회로, 기관장과 경영진이 추천하는 도서를 읽고 교육진흥원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앞서 소개한 ‘다독다독’은 기관이나 정책의 흐름을 파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해 좀 더 업무 연관성을 가진 동아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교육진흥원이 진행하는 정책과도 연관이 있을까요.

2015년부터 ‘문화예술 치유’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예술 치유가 필요한 치매안심센터, 정신건강센터 등 특정 대상군을 중심으로 진행했는데, 최근엔 외로움과 고립감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이런 부분들을 해소하고 정신건강 회복에 도움이 되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은둔 고립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꼭 특정 장르 중심의 예술 치유뿐만 아니라 일반 대상도 참여할 수 있는 ‘치유도 예술로’, ‘도시숲 예술치유’ 등의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며 문화예술 치유의 효과성을 입증해 왔습니다. 그래서 독서경영과 교육진흥원의 사업 발전 방향을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접점도 생각해볼 수 있었죠. 또한, ‘인문학’과 ‘치유’가 연결될 수 있는 접점도 많아 이 부분에 지속해서 이바지할 생각입니다.

Q. 독서경영을 어떻게 활용하고 이끌어나가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조언해주실 팁이 있을까요.

무엇을 학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조직이 고민하고 있지만, 정작 조직의 학습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습득하는 과정보다는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이에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며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역량을 높여가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하죠. 학습하는 조직이 조직 내 자리 잡기 위해서 어떤 요소들이 우선시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인지와 통찰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며, 이는 리더의 가장 큰 역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원활한 독서경영은 리더가 적극적으로 이끌어가려는 의지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시스템화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 신설된 ‘북적북적’ 독서토론회를 정례화시켜야 하며, 중단되지 않고 지속해야 하죠. 저희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한 논의를 많이 진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교육진흥원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작년에 독서경영을 처음 시도하고 ‘아르떼 북토크’, ‘북적북적’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독서경영을 통해 추구하는 건 내부의 인사 관리 제도와 연결돼서 운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독서경영 제도를 작년에 시도했던 프로그램들과 연결해 독서경영을 고도화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프로그램의 활동이 직원 교육의 시스템으로 연동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올해는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특히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를 디지털 플랫폼으로 어떻게 공유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이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방식은 정책적인 부분에서나 도서관 공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아직은 접근성이 어려운 게 사실이고 공간적 한계가 있죠. 디지털 자료의 활용은 점점 더 많아지고, 다룰 수 있는 매체가 많아지고 있는 지금, 문화예술교육이 국민 일상에서 확대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인식개선 노력도 필요합니다. ‘이것을 왜 해야 하는가’라는 목적의식, 동기 부여 같은 것들이죠. 문화예술도 중심적 산업이 될 수 있고, 때로는 기업 유치보다 더욱더 나은 경제효과를 불러오기도 하니까요.

문화예술교육 과목은 국가의 경제적 안녕뿐 아니라 국민의 개인적·사회적 행복도 증진시킨다. 우수한 문화예술교육에는 지식학습, 이해 증진, 기술 습득이 포함된다. 더 나아가서 양질의 문화예술교육은 정체성 형성뿐만 아니라, 이들이 주변 세계와 상호작용을 맺는 방식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데에도 기여한다.

『문화예술교육은 왜 중요한가』 中

 

[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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