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일요일은 ‘쉼, 그 이상’
우리에게 일요일은 ‘쉼, 그 이상’
  • 이세인 기자
  • 승인 2024.01.3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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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정부는 ‘대형마트 정기 의무휴업일 폐지’를 추진했다.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정작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 등 골목상권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오히려 소비자의 불편만 커졌다는 취지에서였다. 10년 사이 온라인 판매가 확대되면서 대형마트 매출이 감소했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그렇다고 정부와 대형마트가 마트노동자들에게 골목상권의 보호와 소비자의 편의를 먼저 생각하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

다른 많은 이익집단처럼 노동조합도 자기 이익을 위해 사회에 해를 끼치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회적, 윤리적 책임을 지고 있다. 그런데 ‘사회와 경제에 해를 끼친다’는 말이 왜곡되고 부적절하게 쓰이는 경우가 있다. 마트노동자가 아닌 기업 또는 사회의 이익에 초점을 맞춰 노동자의 행동을 해석할 때 그렇다.

마트노동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휴식권과 건강권 침해다. 2022년 7월 규제개혁 1호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꼽혔지만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한 이유다.

어떤 사람은 일요일에 쉬지 않고 평일에 쉬어도 별로 차이가 없지 않냐고 묻기도 한다. 우리에게 평일 휴무는 ‘그냥 쉬는 휴일’ 외에 다른 의미가 없다. 마음을 충전하지 못하고, 행복을 충전하지 못하는데,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평일 휴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0개의 일요일』 中

‘당신들만 일요일에 못 쉬는 것이 아니다’, ‘마트에서 일하면서 일요일까지 쉬고 싶으면 다른 일을 찾으라’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전환한 후에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반응이다. 실제로 소비자 4명 중 3명은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를 원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물론 마트노동자들의 휴식권만큼 소비자들의 편의도, 전통시장의 활성화도 중요하다. 그러나 한 개인의 보장권을 포기하고 다수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라고 강요하는 건 개인의 선택과 권리, 그리고 국민의 안전하고 행복한 생활을 보장해야 하는 헌법의 내용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거스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트노동자들의 불만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우리가 우선으로 해야 할 일은 대화를 통한 설득과 협상이다.

‘평일에 쉬니 휴식권은 보장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이 질문에 마트노동자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지 못하는 휴일을 진정한 휴일로 볼 수 있느냐고. 자라나는 자녀들과 종종 공원·놀이동산·캠핑 등을 갈 수 있고, 늦은 아침까지 가족들과 뒹굴뒹굴하며 TV를 보기도 하고, 형제들과 함께 시간을 맞춰 아픈 노부모를 보러 갈 수 있는 것. 그들에게 평일이 ‘그냥 쉬는 휴일’인 이유는 진정으로 마음의 행복을 충전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주말을 위해 일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한 달 2회 의무휴업은 마트노동자들에게 손꼽아 기다려야 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렇기에 10년이 넘은 규제들이 현시점에서 맞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런 다음 현재 우리 삶에서 그 당위성이 설명되는 법 개정이 다시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최대한 많은 사람의 행복이 보장될 수 있도록.

[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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