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것은 끝없이 누군가로부터 돌봄을 받고, 돌봄을 제공하는 일이다. 거창한 말 같지만, 사실 너무도 당연한 말이다. 포유류 중에서 가장 오래 양육을 받아야 하는 인간은 태생적으로 돌봄 없이는 생존이 어려운 존재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돌봄은 사회적 문제로 다루어지지 못하고 쉽게 가족의 테두리에서 해결될 문제로 인식되곤 한다. 책은 오랫동안 돌봄 현장을 경험하고 목격하며 돌봄의 가능성을 사유해 온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들은 우리 스스로가 ‘돌봄의 인프라’가 되어 취약한 이들, 나아가 우리 자신을 돌보는 관계를 함께 맺어가자고 권한다. 살아가는데 필수불가결한 돌봄은 이제 개인이 감내해야 하는 책임과 고통에서 한 발짝 나아가 인간의 보편적 권리로 이해되고 가치가 부여돼야 한다는 말이다. 언젠가 늙고 약해질 미래의 우리를 환대하기 위해서.
■ 우리의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
조기현, 홍종원 지음 | 한겨레출판 펴냄 | 356쪽 |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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