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목적이 뭘까. 반복된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새로운 에너지를 얻기 위함이 아닐까. 그런 여행을 위해 시간을 어렵게 비운 뒤에 해야 하는 게 바로 ‘계획’이다. 하지만 ‘꼭 가봐야 하는’, ‘꼭 먹어야 하는’, ‘꼭 사야 하는’ 등 비슷한 제목들의 포스팅에는 비슷한 관광지만 가득하다. 그렇게 다른 이들이 가는 여행지를 무심코 따라가다 보면 나의 여행지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370여 개의 도시를 여행해 온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인문학과 연결해 도시여행의 묘미를 보여주며 낯선 도시가 지닌 스토리를 이어나간다. 그리고 때로는 발견의 순간들이 쌓여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계획한 것을 계획한 대로 얻지 못하고 새로운 발견으로 채워가는 것이 여행이다”라는 저자의 말을 곱씹으며 꼭 계획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예상치 못한 불확실함에서 생기는 경험도 새로운 이야기로 거듭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 도시의 맛
정희섭 지음 | 에이엠스토리 펴냄 | 344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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